얼마 전 아들이 집에 들른다기에 서둘러 일을 마치고 한국 음식 중 유달리 냉면을 좋아하는 아들과 함께 몇 마일 떨어진 단골 한국 음식점으로 갔다. 3시까지 런치 스페셜을 하고 있는 것을 알았기에 시간을 맞추려 하였으나 도착하니 3시가 조금 지났다.
안면이 있는 종업원에게 점심 값으로 해주기 부탁하였더니 마침 식사시간이 지나 텅 빈 식당 안이라 그렇게 하라고 쾌히 승낙을 받고 “돈을 절약하였구나” 속으로 흐뭇하여 앉았는데 한국말을 잘 하지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들이 눈치로 알고 “지금 시간이 지났는데 왜 할인 가격을 요구하는가. 나는 안 먹을 테니 부모님이나 잡수시라”고 거절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아들 앞에서 좀 당황하며 식당 측에서 그렇게 해 주겠다고 했다고 구차하게 납득을 시키려 했으나 자기는 오더를 않겠다고 버티고 앉아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정식 가격으로 주문을 하고 나이 많은 엄마로서 아들 앞에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이를 키웠던 과거를 돌려보며 내가 아이에게 그러한 교훈을 가르쳤던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나 자신 자영업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세금을 덜 내려고 안간힘을 썼으니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아이에게 그러한 것을 가르친 기억이 없다.
이민 와서 일을 남 두 배는 하고 소셜 시큐리티는 남의 반도 못타고 있다. 한살 두 살 때 온 아이들이 이제 30이 훌쩍 넘은 나이에 각자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명문대학을 나왔던 그렇지 않던 간에 사회질서와 남을 존중하며 사는 생활방식이 몸에 배어 있다. 미국 교육의 올바름 탓이 아닌가 생각된다. 과외도 하지 않았고 숙제도 많지 않았던 자유로움 속에서 각자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줄 알고 법과 질서를 지켜 나가는 사회인으로의 훈련을 학교로부터 받은 것이다.
미국이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사회, 둘만 되어도 줄을 서서 기다릴 줄 아는 사회, 직업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사회가 된것은 그때문이라 생각한다.
제인 박 /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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