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 구두변론…트럼프, 美현직대통령 첫 방청
▶ 정부측, 부모 ‘정착’ 초점 맞춰 헌법 14조 해석…’출산 관광’ 부작용도 강조
▶ 대법관들 “당시 헌법엔 없던 개념” “정책목표와 헌법은 무관” “버려진 자녀는?”

대법원 출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로이터]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자동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는 헌법상 권리인 '출생 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이 다시 한번 연방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미국인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가 다시 내려질 수도 있는 이번 재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 즉시 서명한 '출생 시민권 금지' 행정명령에 대한 소송을 두고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역대 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대법원의 구두변론이 진행되는 법정에 자리한 채 방청석 맨 앞줄에서 재판을 지켜봤다. 재판이 갖는 정치적 함의와 파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들과 정부측이 헌법 해석을 놓고 남북전쟁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치열한 논리 대결을 펼친 이번 재판 결과는 6월 말 또는 7월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남북전쟁 후 개정된 美헌법의 출생 시민권, 부모 중심? 자녀 중심?
이번 재판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헌법 14조다.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미국에 귀화했고, 미국의 관할에 있는 모든 사람은 미국과 그들이 거주하는 주(州)의 시민"이라는 내용으로, 1868년 남북전쟁 직후 수정헌법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헌법이 수정된 역사적 배경을 지적하고 있다. 자신의 의사에 반해 미국으로 끌려온 흑인 노예들의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인데, 이를 현대에 그대로 적용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출생 시민권은 터무니없이 자녀가 미국 시민이 되기를 바라는 중국이나 나머지 지역의 부자들을 위한 게 아니라 노예들의 자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거나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자녀에게는 출생 시민권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지난해 1월 서명했다.
이는 그동안의 정책이나 법 해석을 뒤집는 것이었고, 특히 서명 시점 이후 미국 영주권자 등의 자녀로 미국에서 태어난 이들의 미국 국적 획득을 차단하게 된다는 점에서 미국내 이민자 커뮤니티의 강한 반발을 샀다.
결국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2개 주(州)와 워싱턴 DC가 행정명령이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하급심은 "명백한 위헌"이라며 원고의 손을 들어준 상황이다.
부모가 설령 불법 이민자더라도 자녀가 미국의 관할 구역(jurisdiction)에서 태어났다면 자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게 기존의 판례이며, 원고 측 주장이기도 하다.
이 맥락에서 1952년 제정된 이민·국적법에 '미국에서 태어나고 그 관할에 속하는 사람은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됐고, 이는 현재까지 유효하다.
◇ 정부측 "출산 관광은 문제, 부모의 '정착' 따져야"…대법관들 "이상한 논리"
정부 측 소송대리인 존 사우어 법무부 송무차관은 출생 시민권 문제의 중요한 판례인 1898년 '웡 킴 아크' 사건에서 등장한 '법률적 거주(domicile)' 개념을 들고나왔다.
당시 중국인 부모를 두고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웡 킴 아크는 미국 시민권을 인정받았는데, 이는 그의 출생지가 미국일 뿐 아니라 부모가 미국에 합법적으로 '정착'한 상태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에 따라 불법 이민자나 임시 체류자인 부모는 미국에 '정착'한 상태로 볼 수 없으며, 이들의 자녀에게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는 행정명령이 당시의 판례를 뒤집는 것은 아니라는 게 사우어 차관의 주장이다.
그러나 닐 고서치 대법관과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은 수정헌법 14조가 채택된 19세기 당시 논의를 살펴보면 "그 어떤 논의에도 부모가 언급되지 않는다", "그 논의에서 '정착'도 언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출생 직후 버려져 부모가 확인되지 않는 아기를 예로 들어 "부모가 누구인지 모른다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사우어 차관의 논리적 허점을 따졌다.
사우어 차관은 중국 등 '적대국'의 미국 '출산 관광'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며,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자동 출생 시민권이 부여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금지해야 한다는 정책적 목표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세계에서 멍청하게도 출생 시민권을 허용하는 유일한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사우어 차관의 논리가 "매우 기이하다"면서 "그것(정책 목표)이 우리가 하는 법적 분석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 동의하는가"라고 물었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사우어 차관의 주장이 정책적 측면에서는 "좋은 지적"이라면서도 법원의 역할은 "미국의 역사에 기초한 미국 판례를 갖고 미국 법을 해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법관들과 사우어 차관의 문답을 살펴보면 정부의 패소 가능성이 크며, 정부 입장에선 차후 입법으로 이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헌법 위반'보다는' 법률 위반'으로 패소하는 편이 나을 상황이라는 게 미 언론의 분석이다.
◇ 트럼프, 현직 대통령으로 전례없는 대법 변론 방청…패소땐 정치적 타격
이번 재판은 그 결과가 가져올 법률적 파장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받게 될 정치적 후폭풍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대법원 구두변론 현장 방청석 맨 앞 줄에 자리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인데, 그는 방청석에 앉은 채로 있었고, 직접 발언할 기회는 얻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부과의 근거가 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련 소송 과정에서 대법원 변론에 참석하겠다고 지난해 11월 밝혔다가 막판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 소송에서 대법원은 6대 3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및 펜타닐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지난 2월 판결했다.
당시 자신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마저 등을 돌린 데 '배신감'을 드러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결을 앞두고 "멍청한 판사와 대법관으로는 위대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이날 대법원으로 가 변론을 방청한 것은 이번 소송에서도 패소할 경우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 직접 대법관들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출생 시민권 금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 그리고 '투표 시 유권자 신분증 제시 의무화' 법안(일명 'SAVE' 법안) 추진과 함께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이른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의 어젠다라는 점에서 트럼프의 이날 '대법원 행차'는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린 '한 수'일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사우어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장래의 아이들'(행정명령 발효 이후 태어난 아이들)에게만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불법·임시 체류자 부모의 자녀는 매년 20만명 가량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당신의 논리가 받아들여진다면 이 대통령이든 다음 대통령이든 의회든 다른 누구든 그것이 장래적일 필요가 없다(소급 적용될 수 있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구두변론이 진행된 대법원 앞에선 한국 출신을 포함해 이민자 가족들로 추정되는 시위대가 집결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위헌 판결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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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권 취득하고 나서도 한타에 살며 한국신문, 한국 드라마만 보고 된장찌게에 김치 먹으며 수퍼볼이나 대학 농구같은 것도 관심없고 오로지 한국 축구만 보는 한인들은 트럼프 기준으로 봐서 과연 미국 시민권 자격이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