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는 미국에서 드물게 2개의 FM 클래식 음악 방송국이 있던 도시였다. “있는”이 아니라 “있던” 도시가 된 것은 지난 달 말로 105.1 FM K-모차르트 방송이 컨트리 음악 스테이션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AM 1260에서 계속 클래식을 들을 수는 있지만 음질도 청취 범위도 대폭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18년간 남가주 주민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던 방송이 갑자기 사라지자 팬들은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입에 거품을 물며 “이럴 수가 있느냐”며 흥분했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오히려 “올 것이 왔다”며 담담한 표정이다.
K-모차르트 방송의 시간당 평균 청취자 수는 3만 명으로 그렇게 적은 수준은 아니었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60대라는 점이다. 소비 지출이 많은 젊은 청취자를 원하는 광고주들은 이 방송에 광고를 내기 거부했고 그 결과 90년대 말 연 800만 달러에 달하던 광고 수입은 작년 48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방송국 소유주인 솔 리바인은 2005년 이미 수십만 달러의 적자를 봤고 올해는 이대로 나가면 100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방송도 비즈니스인 만큼 소유주가 언제까지 적자만 감당할 수는 없는 일이다. 미 대도시들 대부분에 클래식 방송이 하나밖에 없는 것이 그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작년 말 클래식 음악 CD의 대명사이던 타워 레코드의 파산에 이은 FM 105의 몰락은 클래식 팬들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다.
따지고 보면 어려운 것은 클래식 음악만이 아니다. 올 석 달 동안 미국 내CD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20%나 감소했다. 지난 7년간 판매 수가 계속 줄기는 했지만 이처럼 급속도로 악화된 것은 처음이다. 상황이 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물론 인터넷으로 다운로드 받는 디지털 뮤직 때문이다.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온갖 사이트를 통해 대부분의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데 굳이 돈을 주고 CD를 살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이다. 작년 한 해에만 89개 타워 업소를 비롯, 미국 내 800개 음반 업소가 문을 닫았다.
옛날에는 히트 음반 하나가 1주일에 50~60만장씩 팔리는 일도 흔했으나 이제는 5~6만장 팔리면 다행이다. 거기다 음반 값은 베스트 바이나 월마트 등 대형 매장과의 경쟁으로 갈수록 싸지고 있다. 그나마 베스트 바이는 음반 매장을 계속 줄이고 있다. “이제 CD를 팔아 돈 벌던 시대는 지났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음반 시장의 위축으로 고통 받는 사람은 많지만 그중 딱한 것이 컴퓨터에 서툰 50~60대 클래식 팬들이다. 품격 있는 음악을 무료로 들려주던 방송국도 사라지고 음반 가게도 도처에서 문을 닫고 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인터넷에서 음악 다운로드 받는 법을 속히 배우는 것 이외에는 대책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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