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하고 집에 있어 보면 요즘 무얼 하고 소일하느냐고 안부를 묻는 전화를 자주 받게 된다. 은퇴 전보다야 확실히 시간의 여유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넘쳐흘러 지루할 정도로 여유로울 수는 없다. 남은 시간이 한정돼 있음이 피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은퇴를 하고나면 처음에는 어둡고 컴컴한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 같은 홀가분함과 자유로움이 생활을 들뜨게 하지만 불안하고 초조해 질수도 있다. 그것은 일에 대한 집착과 습관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퇴를 기점으로 삶의 서론과 본론은 이미 끝나고 결론의 시점에 왔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면 생각과 생활이 단순해진다. 지난날 삶에서 얻었던 부와 명예와 지식, 그리고 가족으로 충분하다고 생각되며 만족과 감사가 우러난다. 생각과 생활의 단순화, 그것은 복잡한 세상사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바라보고 나를 찾아가는 그런 생활태도다. 은퇴 후엔 그 유한한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찾는 것이 인생을 완성하는 관건이다.
배우고 즐기고 섬기기를 풀타임 잡으로 생각해야 한다. 무엇인가 배움에 몰두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깨달음은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게 해준다. 그리고 섬기기를 다해야 한다. 나를 섬기고 가족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고 교회를 섬기고 사회를 섬기면 사랑을 얻을 수 있다. 최후의 순간에 다 이루었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이를 본받는 은퇴생활이 돼야 한다.
제봉주/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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