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한국에 나가 원어민 교사 생활을 하는 2세들이 꽤 된다. 10여년 학교생활을 마치고 본격적 직장생활을 하기 전에 잠깐 숨도 돌릴 겸, 고국 체험도 할 겸 한국 생활을 택하는 것이다.
한국정부로 보면 ‘광풍’으로까지 불리는 국민들의 영어 학습 욕구를 채워줄 수 있어 좋고, 우리 2세들로 보면 봉급과 체재비 받으면서 한국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으니 좋다. 이들이 1-2년 한국에서 가르치다 돌아오면 한국말도 유창해지고 한국에 대한 이해도 깊어져서 우선 부모들이 흐뭇해한다.
미국에도 최근 ‘원어민 교사’ 가 등장하고 있다. 중국어 학습 열기는 뜨거워지는 데 가르칠 교사가 부족해서 중국에서 직접 교사를 초빙해 오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 각 교육구들은 중국 정부 당국과 손을 잡고 방문근로자 비자로 중국과 대만에서 교사들을 데려오고 있다. 학교 측은 교사에게 숙식 및 교통편과 연 3,500달러의 보수를 제공하고 2년 계약으로 1년 연장이 가능하다.
이렇게 원어민 교사를 고용한 학교는 지난 1월 한달 동안만도 34개교에 달한다. 앞으로 2년 후면 중국, 대만에서 오는 원어민 교사가 250명 정도는 될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은 많은 숫자가 아니지만 점점 저변을 넓혀가는 중국어 학습 바람을 보면 중국의 ‘교사 수출’은 계속 늘어날 추세이다. 중국으로 보면 중국어 보급해서 좋고, 자국 교사들에게 무료로 미국 체험을 시켜 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미국에서 중국어가 이처럼 관심을 끈 것은 불과 몇 년 전부터이다. 이전까지는 중국어도 우리말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한인 2세들이 토요일마다 한글학교에 가듯이 중국계 아이들도 부모에게 등 떠밀려 주말학교에 가서 모국어를 배우는 정도였다.
그런데 21세기 들어서며 중국이 급부상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20세기에는 영어가 경쟁력이었다면 21세기에는 중국어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다.
한국에서 ‘영어 바람’ 한편으로 중국어 배우기가 한바탕 바람을 일으킨 것은 잘 알려진 일. 그런가하면 외국어에 대해 배타적이기로 유명한 프랑스에서도 중국어 학습 인구가 늘고 있다. 프랑스 중고교에서 중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은 1995년 2663명에서 2005년 1만2,628명으로 늘었다. 미국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초중고 학생은 2000년 5,000명에서 현재 5만명으로 늘었다.
중국어 학습 열기는 미주 한인사회에도 서서히 불고 있다. 토요일에 한글학교 대신 중국어 주말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들이 생기는 가하면 아예 1년간 중국에 유학을 보내는 부모도 있다.
어린 나이에 외국어를 여럿 공부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는 언제까지나 남의 나라 말만 배워야 하는 가이다. 우리말도 언젠가는 바람을 타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원어민 교사로 미국에 오는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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