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뉴스를 사람들은 원할까. 한 때 미국의 여론을 주도하다시피 했던 매체는 대도시권에서 발행되는 일간지였다. 이 신문들이 사양화 추세를 보이면서 새삼 제기되는 질문 같다.
그 답이 어렵다. 케이블 TV에, 인터넷 세상이다. ‘뉴스문화’라고 하던가. 그 문화라는 게 그렇다. 중층의 구조에. 워낙 다양해 선뜻 뭐라고 말하기가 힘들어서다.
그러나 하나의 흐름이 감지된다. 하드 뉴스와 소프트 뉴스, 미국의 뉴스 수요층은 이 둘로 크게 대별된다는 것이다. 잡지의 동향을 보면 그 흐름은 보다 뚜렷이 잡힌다.
상당히 심각한 뉴스를 다룬다. 커버 범위가 넓고 깊다. 사진은 별로 없다. 글자만 빽빽하다. 이런 잡지가 판매부수가 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그 한 예다. ‘뉴요커’도 그렇다.
이와 정반대편에 서 있는 게 할리웃 스타 등의 스캔들에, 가십만 다루는 잡지들이다. 그러니 사진만 요란하다. 이런 잡지들의 판매부수 증가율은 더 가파르다. ‘더 스타’ 같은 잡지가 그 예다.
반면 타임 뉴스위크 등 불특정 뉴스 수요 대중을 겨냥한 전통적인 시사 잡지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잡지계 경향은 뉴스와 관련해 분명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소수의 사람들은 뉴스의 전문화를 요구한다. 반면 대중은 소프트 뉴스에만 관심이 있다. 그 상황에서 어중간한 입장에 있는, 말하자면 백화점식 뉴스 전달 매체는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것.
관련해 한 가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할리웃 가십 정도로 취급, 뉴스전문 매체들은 외면하던 뉴스도 이제는 주요 뉴스로 보도되고 있는 것이다.
중동사태 관련 중요한 국제 뉴스가 터졌다. 그 타이밍에 팝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엽기적 행위가 노출됐다. 국제 뉴스가 뒤로 밀린다. TV 매체들이 스피어스를 집중 보도해서다.
그 결과 미국의 대중은 점차 진짜 중요 뉴스에 무지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무장관은 누구인가’ ‘러시아의 대통령은’- 미국의 TV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이 정도 수준의 문제를 냈더니 30%의 정답률을 보였다는 게 그 반증이다.
어떤 이유로 신문을 구독할까. 수년 전 한국의 한 연구조사는 이런 답을 내놓았다. 독자들의 신문구독 선택 이유는 논조라든지 결코 정치적 성향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익한 정보’(43.8%)가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신문을 소비상품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얘기다.
분명 소비자가 왕인 시대다. 그러니 언론도 그 소비자의 기호를 따를 수밖에. 그러나 사회가 원하는 것(want)을 주어야 하지만 사회가 필요(need)로 하는 것도 채워주어야 하는 게 언론이 아닐까. 신문주간을 맞아 한번 던져보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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