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답게 산다는 것
안대회 지음 / 푸른역사 펴냄
몇 년 전에 ‘미쳐야 미친다’라는 다소 해괴한(?) 제목의 책에 호기심이 생겨 읽고 매우 감동받은 적이 있다. 제목은 “어떤 일에 미칠 정도가 되어야 (일정한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는 뜻인데 조선시대 선비들의 내면세계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어서 신선했었던 것 같다. ‘선비답게 산다는 것’이라는 책이 출간된 지 겨우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많은 분들이 읽어 보았다기에 얼핏 살펴보게 되었는데 손에서 뗄 수가 없을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 먼저 글쓴이의 글 솜씨가 구수하고 담백해서 좋았고, 과거 선비들이 남긴 글들을 빠짐없이 섭렵하고 그 중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관심을 가질만한 선비 특유의 모습과 흥미로운 사유의 자취를 잘 추려 놓아서 좋았다.
독자들은 책에 등장하는 선비들의 생활과 사유의 흔적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지금 우리의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아무리 전공이 그렇다고 해도 옛 선비들이 한문으로 써 놓은 글을 우리가 한글 책 읽듯 마음껏 읽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공부를 해야 하며 또 얼마나 많은 글을 읽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글쓴이가 마치 글속에 나오는 선비마냥 존경스러워진다.
1부에서는 스스로의 묘지명을 쓰고 차분히 ‘죽을 준비’를 한 쿨한 선비들에서부터, 13년을 하루처럼 작은 일 하나까지 일기를 기록해간 유만주까지 선비들의 일생을 들여다 본다. 2부는 옛사람들의 조금은 매니아적 취미생활과 삶에 대한 열정을 통해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듯한 그들을 느끼게 해준다.
3부에서는 유달리 사람 향기가 물씬 배어나는 글, 특히 사연과 요건을 실어나르는 도구이자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고리였던 옛 편지글들을 통해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4부에서는 희귀한 책들을 어떻게 손에 넣었으며 읽었는지, 때문에 당대 사람들이 필요로 했던 지식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글들을 모았다.
이형열(알라딘유에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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