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기억 속에서 버지니아텍 교내 총격 사건의 충격을 지워 버리기에는 일주일의 기간이 너무 짧았다.
사건 이후 첫 주말인 22일 한인들은 교회에서, 법당에서 일제히 추모 예배와 법회를 통해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고 다짐했다.
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여느 때와는 달리 자제해 식당 및 유흥업소도 수일간 한산했다. 그리고 한인들은 모일 때마다 아픔을 딛고 다시 희망을 이야기 하자며 서로를 격려했다.
한인사회 추모의 물결은 사건 발생 후부터 바로 이어졌다.
사건 다음날인 17일 한인사회는 훼어팩스 카운티 정부청사에서 추모집회를 열어 피해자 가족들과 버지니아텍 커뮤니티를 위로했고 다수의 교회들이 수요예배, 금요철야예배, 토요 성경공부 모임 등을 추모 예배 형식으로 바꾸어 슬픔에 빠진 미국사회와 함께 하고자 했다.
22일 한인교회들의 주일 예배 설교는 당연히 버지니아텍 참사가 핵심 주제였다.
이날 강단에 선 목사들은 “범인이 한인이었다고 해서 한인 커뮤니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동포로서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미국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간다는 것과 참된 자녀 교육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를 삼자”고 성도들에게 강조했다.
또 한인교계 원로인 이원상 목사는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대예배에서 “이 참상은 그동안 소외당한 이웃과 대학 캠퍼스 사역, 교회학교와 가정 사역에서 최선을 다하지 못한 죄를 회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이와 같은 시대적 긴급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특히 와싱톤중앙장로교회는 32명의 희생자 사진과 이름이 담긴 인쇄물을 이날 성도들에게 배포하고 19일부터 5월20일까지 점심을 굶는 릴레이 금식 기도에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각 교회에 출석한 한인들은 주일예배가 끝난 후 친교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버지니아텍 참사는 가정과 자녀 문제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다”면서 “한인들에 대한 집단적인 매도와 비난을 자제하고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용납해주려는 대다수 미국인들의 태도는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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