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지 일주일여가 지나면서 미국 사회가 어느정도 정신을 차리는 분위기다. 그 와중에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의 발언을 중심으로 ‘사과’ 논쟁이 불거졌다.
한국의 모 방송 프로의 대담자는 이 대사의 발언을 물고 늘어졌고 미국 언론을 포함해 대부분은 이번 사건이 특정인의 문제였지 한인 커뮤니티가 집단적으로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 소수계 민족을 차별적으로 비하하거나 집단적으로 매도하는 언론의 보도를 극히 경계해야 한다. 또 우리가 먼저 주눅들고 위축돼 본질을 흐려서도 안된다.
필라델피아의 모 신문이 한인사회의 사과 자제를 요청하면서 “우리가 잘못 판단하지 말도록 해달라”고 말한 것은 그래서다.
하지만 난 사과하고 싶다. ‘회개(repent)’하고 싶다. 바쁘다는 핑계로, 돈 번다는 이유로 내 아이들을 방치하고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지 못한 잘못을 나라도 사과하고 싶다.
사과를 받을 대상이 미국인은 아닌지 모르지만 뭔가 분명히 잘못돼 있었다. 한인으로서 이번 사건을 보며 심정적으로 그렇게 느끼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면 사과하자. 반성하자. 우리 아이들에게, 한인들 서로에게 말이다. 미국사회와 슬픔을 함께 한다고 하면서 ‘사과‘나 ‘용서‘를 빌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면 그는 너무 냉철한 사람이다. 슬픔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 사과하고픈 것은 자연스런 감정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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