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버지니아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이라면 올 가을에 있을 메이슨 디스트릭트 수퍼바이저 선거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자그마한 체구의 필리핀계 여성이 페니 그로스 현 수퍼바이저(민주)에게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벨리 디트리히-홀 후보(공화·스프링필드 거주). 그는 60% 정도가 아시안계, 히스패닉계, 흑인계, 중동계 등 소수 민족인 이 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맹렬히 선거 운동중이다.
그러나 “피부색이 아니라 이슈를 통한 정책 경쟁으로 당당히 당선되겠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자신이 소수계 후보이긴 하지만 ‘모든 주민’을 위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뜻이다.
“메이슨 디스트릭트는 소위 멜팅-팟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미국사회의 모습이 집약된 지역입니다. 그중 한인들은 이 지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만큼 한인들의 권익과 목소리도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 지역은 2년전 한인 안영덕씨가 후보로 나서 고군분투, 500여 표를 얻었던 곳. 당선자와 큰 차이가 났지만 무명의 한인 후보가 독특하고 ‘용감’한 선거 운동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었다. 벨리 후보는 “안씨가 비록 고배는 마셨지만 좋은 인상을 남겼다”며 “내 선거 운동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벨리 후보의 출마 결심은 커뮤니티 안에 범죄가 날로 증가하면서 소수계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며 굳어졌다. 지난해 거주지 인근에서 두 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안되겠다 싶어 마을 사람들을 모아 대책 마련을 논의하기도 했다.
공약으로 ▲ 효율적인 경제 성장 ▲교통난 해소 ▲재산세 증액 제한 ▲범죄 소탕 등을 제시했는데 “모든 정책을 균형 있게, 또한 주민들의 실제 이익을 위해 시행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정부는 당연히 주민들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소수계도 커뮤니티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필리핀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벨리 후보에게 여성이라는 신분은 전혀 장애가 아니다.
오히려 도전의욕을 불태워줄 뿐이다. 탐 데이비스 연방하원의원(공화·11구역)이 적극 지지하고 있어 큰 힘이 된다.
암을 정복했던 사람, 수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늘 자신의 능력 이상의 목표를 세워 이뤄냈던 벨리 후보의 꿈과 야망, 한인들에게 큰 교훈을 줄 수 있는 감동적인 스토리는 홈페이지(www.votevellie .org)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그는 내달 5일 애난데일에 사무실을 오픈하고 본격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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