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여름이 찾아왔나 착각할 만큼 한낮의 더위가 어리둥절했던 지난달 한 여름의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두툼한 재킷을 걸치는 짐스러움도 없이 저녁시간에 내셔널 공항을 떠나 장장 10시간 넘게 밤을 밝히며 날아 다음날 아침 8시경 브라질 제2의 도시 리우 데 자네이루에 도착했다.
인구 약 1,000만 명, 보사노바(세월의 흐름) 음악의 발상지, 세계 3대 미항 중의 하나, 카니발과 삼바의 도시. 이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후끈한 바람과 함께 우리를 반긴다.
바람에 살랑이는 야자수를 스치며 달려 코바카나바 해변이 확 펼쳐진 호텔에 짐을 풀었다. 해변에서 한나절을 보내고 해가 서산으로 기우는 시간 유명한 삼바 쇼를 보러 서둘러 갔다. 휘황찬란한 의상과 눈부신 조명아래 펼쳐지는 음악과 삼바 춤은 본고장의 멋을 흠뻑 쏟아내듯 정열적이었다.
다음날 리우 데 자네이루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상질물 예수 동상이 있는 코르코바도 언덕을 찾았다. 전동차로 해발 710m 정상에 올라 19세기 리우를 수호하며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높이 30m, 양팔 길이 28m의 거대한 예수 동상 앞에 섰다. 도시 위로 불쑥 솟아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동상은 얼마나 장엄하던지. 어떻게 이 높은 산 위에 동상을 세울 수 있었을까. 아래로 펼쳐진 풍경은 한 폭의 그림. 보고 또 보기를 얼마나 했는지.
다음 코스는 슈가로프 빵 산. 케이블카로 절반쯤 오르고는 첫 정거장에 내려 또 다른 케이블카로 갈아타고야 정상에 오를 수 있는 험한 코스인데 정상에서 사방을 내려다보는 정관은 어떻게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황홀함이었다. 또 그 높은 산위에 어울리지 않게 대나무 숲으로 꽉 메워 정글로 이어진 산책코스 오솔길은 정겨웠다. 대나무 숲이 내뿜는 자연의 냄새에 마냥 취하기도 했다.
13.9km의 길이를 자랑하는 세계 최장의 니떼로이 해상교, 그림같이 떠있는 멋진 요트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유명한 마라까낭 축구장은 마침 수리중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매년 2월에 열린다는 삼바 카니발 때는 15팀이 출전하는데 한 팀에 5,000명이 참가한다고 한다. 그 어마어마한 카니발 삼바 거리를 걸어보는 동심의 세계를 맛보기도 했다.
브라질의 제2 도시 리우, 짧은 스케줄로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음날 일정이 잡혀있는 세계제일의 폭포 ‘이과수’에 마음 설레며 호텔 베란다 슬라잉 도어를 활짝 열어놓고 철썩거리며 들려오는 코바카나바 해변의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했다.
유설자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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