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주택시장이 향후 예측이 쉽지 않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은 크게 오른 가운데 매매건수는 줄어드는 등 주택시장이 뚜렷하게 바이어스 마켓으로 접어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셀러스 마켓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10년을 주기로 주택시장이 호황과 불황을 오간다는 이론도 실제로는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90년대 초 남가주 방위산업의 쇠퇴와 함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찾아온 주택시장의 불황은 90년대 중반까지 확연한 바이어스 마켓의 양상을 보여 퍼스트 홈 바이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었다.
97년 1월 LA 카운티의 중간 주택가는 16만6,570달러로 2007년 3월 57만1,110달러의 28%에 불과했다. 10년 사이 LA 카운티의 중간 주택가는 3.5배 뛴 셈이다. 한인타운의 주택가 상승폭은 더욱 크다. 97년 20만달러선이던 3베드룸이 지금은 4배가 넘는 80만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97년 25만달러선이던 라크레센타의 3베드룸 주택도 지금은 70만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주택가격이 별로 상승할 것 같지 않았던 사우스LA의 중간 주택가도 35만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경제학자나 부동산 전문가들도 놀랄 상승폭이다.
그러나 달도 차면 기울듯이 주택시장이 언제나 상승세만 탈 수는 없는 법.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차압주택의 증가와 매매 둔화세, 서브프라임 융자 파동의 여파 등으로 향후 1~2년간 주택시장은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연말에 예상되는 금리인하 등 여러 요인이 변수로 남아있어 꼭 주택시장이 하향세를 탄다고 속단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래저래 애타는 것은 현재 주택을 매입해야 하는 실수요자들.
주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던 2003년 집을 팔고 조금 떨어지면 다시 구입할 생각으로 라카냐다에 있는 주택을 60만달러에 팔고 아파트로 이사를 간 한인이 있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이후부터 2배 이상 올라 2003년 매매한 집보다 작은 집을 2005년 140만달러에 매입했다고 한다. 이제는 이 주택가격이 120만달러로 내려가자 또 가격이 폭락하지 않을까 우려해 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이같은 동병상련의 심정을 가진 한인이 많을 것이다.
가격이 쌀 때 사고 비쌀 때 팔라는 것은 주택매매의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이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주택을 파는 입장이나 매입하는 입장에서 저점과 정점을 맞췄다면 벌써 수많은 부자가 탄생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퍼스트 홈 바이어들이다.
가주에서 중간 가격대인 50만달러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연수입이 10만달러 이상은 되어야 한다. LA를 비롯한 가주 9개 지역이 미국에서 주택 구입이 가장 어려운 10대 지역에 선정될 정도로 집 장만이 쉽지가 않다. 퍼스트 홈 바이어로서는 주택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언제 사면 되나요?” 바이어들의 질문에 한인 에이전트들은 금리가 아직도 낮으니 실수요자들은 지금이 주택매입의 적기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미 주류신문들은 향후 남가주의 주택매매가 줄어들고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할 뿐 정확한 시점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고 있다.
시간이 모든 것을 이야기해 줄 것(Time will tell.)이라고만 언급하고 있다.
박흥률 경제부장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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