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 학교서 “댄스 댄스 레벌루션”
교실에 들어가면서 환호성을 지르는 아이들은 없지만 웨스트버지니아주 모건타운의 사우스 중학교 체육관 이층 문이 열릴 때 앞에 모여 있던 학생들은 좋아 어쩔 줄을 모르며 소리를 질러댔다. 열린 문을 통해 탁구대를 지나고 평행봉을 지나고 쌓여만 있는 레슬링 매트를 지나 달려간 곳은 바닥에 정사각형 플래스틱 매트 위에 놓인 2개의 TV 세트 앞.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12명의 7학년생들이 테크노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전자음악·화살표에 맞춰 복잡한 패턴의 춤추기
비만 탈출·두뇌 발달에 도움… 학생들도 열광
가격 500달러 미만… “3년후 1,500개 학교 도입”
이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 학교에서 27년 동안 체육을 가르쳐 온 빌 하인스 교사는 머리를 흔들며 미소 짓는다. “농구를 하러 나오라면 저렇게 뛰어 들어오지 않죠”
이런 광경은 미국에 만연한 아동 비만과의 전쟁에 동원된 최신 무기로 ‘댄스 댄스 레벌루션’(D.D.R.)이라는 비디오 게임을 채택한 전국의 학교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비디오 게임은 이제까지 미국 아이들의 허리둘레를 늘린 주범으로 비난 받았지만 ‘댄스 댄스 레볼루션’을 정규 체육 교과과정으로 사용하고 있는 학교는 최소한 10개 주에 300~400개가 넘는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2010년 말까지 그렇게 할 학교는 1,500개가 넘는다. 일본에서 9년 전에 나온 D.D.R.은 전통적인 팀 스포츠를 부모세대 만큼 좋아하지 않고 현대 기술에 의해 가능해진 개인적 추구를 더 좋아하는 요즘 미국 젊은 세대에게 환영받고 있다.
D.D.R.을 체육수업에 통합시킨 것은 요즘 교육구들이 전통적인 스포츠로부터 덜 경쟁적인 활동으로 체육교육 방향을 전환시키려는 시도의 일부이기도 하다. 40개 교에서 D.D.R.을 사용 중인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에서 체육교육을 감독하고 있는 채드 펜윅은 “이제까지 체육은 팀 스포츠가 주종이고 매우 기술 위주였지만 요즘은 누구나 공을 그렇게 잘 던지거나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더 많은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텔리비전과 게임 콘솔로 이루어진 기본 D.D.R. 시스템은 500달러 미만에 장만할 수 있지만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학교들은 대부분 장당 700~800달러를 들여서 쉽게 찢어지지 않는 튼튼한 매트를 들여 놓는다.
지난해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의 메이요 클리닉 연구에 따르면 D.D.R.을 하는 아이들은 텔리비전을 보면서 일반 비디오 게임을 하는 아이들에 비해 상당히 에너지 소비가 컸다. 미국에서도 비만, 당뇨병, 고혈압 환자가 많기로 으뜸에 속하는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연구를 위촉해 이 게임을 앞장서 보급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전자 댄스음악에 맞춰 복잡하고 힘든 패턴에 따라 춤추게 하는 이 게임은 음악이 울리면서 화면에 전후좌우를 가리키는 화살표가 뜬다. 플레이어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패턴을 그리며 뜨는 그 화살표와 일치하도록 바닥에 놓인 매트 위에서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혼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아니면 경기를 할 수도 있다. 일본 고나미사가 내놓은 이 게임은 현재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2와 마이크로소프트 X 박스 게임 콘솔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웨스트버지니아주의 경우 교육국과 주공무원 보험국, 웨스트버지니아 유니버시티가 제휴해 내년까지 공립학교 765개 전부에 이 게임이 설치되는데 그 중 중학교 185개는 전부가 이미 이용하고 있다.
미주리주 체스터필드의 팍웨이 교육구는 학부형 모린 번의 소개로 D.D.R.을 체육시간에 도입하게 됐다. D.D.R.이 좋다는 말을 듣고 뚱뚱하던 큰 아들 션(12)에게 생일선물로 사준 다음, 노는 시간을 제한하던 다른 비디오 게임과는 달리 D.D.R.은 실컷 하게 했다. 션이 운동과 달리기를 하는, 전혀 다른 아이가 된 것을 본 번이 가족과 함께 지역 사친회에서 시범을 보였다.
현재 팍웨이 교육구는 8개 학교가 자체 D.D.R. 시스템을 갖고 있고 3개 시스템은 관내 여러 학교에서 돌아가며 사용한다. 이 교육구의 건강 및 체육교육 담당 코디네이터 론 램스팟은 “우리 교육구 교사들은 D.D.R.이 신체건강과 학습을 모두 촉진시킨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그 게임은 정보를 처리하면서 몸도 움직이게 만들므로 두뇌발달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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