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망치 상어’로 불리기도 하는 귀상어 암컷이 수컷 없이 처녀 생식을 한 사례가 처음 보고돼 대형 등뼈동물의 번식에 관한 상식을 뒤집고 있다.
북아일랜드와 미국 학자들은 3년간 수컷과의 접촉이 전혀 없었던 암컷 세 마리만 살고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헨리 도얼리 수족관에서 지난 2001년 새끼가 태어난 데 놀라 새끼의 DNA를 검사한 결과 수컷의 유전 정보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영국 생물학회보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모든 상어가 유성 생식을 하고 태아는 포유동물처럼 부모 모두의 DNA가 있어야 완전하게 발육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단성 생식은 곤충에게는 흔하고 파충류와 어류에는 드물게 나타나지만 포유류에서 보고된 적은 없다.
포획돼 사육되는 동물이 늘어나면서 단성 생식의 사례도 늘어나고 있지만 상어까지 이런 범주에 속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뜻밖의 일이다.
연구진은 최소한 일부 암컷 상어는 수컷이 없으면 유성 생식에서 단성 생식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사건은 부계로부터 제공되는 새로운 유전적 변이가 없어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며 기쁜 소식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척추동물 가운데 수정되지 않은 난자를 완전히 발육시켜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종은 매우 희귀하며 일부 조류와 파충류, 양서류에 국한돼 있었다.
이 연구가 발표되기 전까지 학자들은 수족관의 암컷 상어들이 오래 전부터 간직해 온 정자를 이용해 새끼를 낳았을 것으로 추측해 왔다. 상어들은 최소한 몇달 동안은 정자를 보존하는 예외적인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수컷이 없는 상태에서 암컷 상어들이 새끼를 낳는 현상은 최근 종종 보고되고 있지만 그 원인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블린.벨파스트 AP.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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