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불교마을, 20일 사찰별 석탄 법요식
역사에 가정은 없다. 대개들 그렇게 무뚝뚝하게 잘라버린다. 어차피 지나간 일을 두고 이랬으면 어땠을까 저랬으면 어땠을까 뒤적이는 건 시간낭비 아니냐는 덧붙임에 할말을 잃는 게 예사다.
과연 그럴까. 지나간 무엇이 오늘날 무엇에, 그리고 다가올 나날의 무엇에 음으로 양으로 크게 작게 많게 적게 영향을 준다면 -설혹 전혀 그렇지 않더라도-가정법으로 역사를 반추하는 게 꼭 무의미한 일만은 아니지 않을까. “만일에(what if)”라는 이름의 역사 뒤집어보기 명저도 나왔을 만큼, 그것은 오늘을 위해서도 내일을 위해서도 매우 유용한 작업일 때가 많다. 그것은 또 역사로부터 제대로 배우는 자세 아닐까.
정말로 “만일에(what if)” 2,600여년 전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지 않았다면? 그 가르침이 없었다면? 수쳔년 세월과 수만리 공간을 뛰어넘어 오늘까지 그 가르침을 전수해준 이들의 공덕이 없었다면?
“………”
말이 필요없다. 인도에서 네팔에서 한국에서 중국에서 태국에서 스리랑카에서 미얀마에서, 그리고 기독교문화가 확고하게 뿌리내린 미국 등지에서까지 매년 이맘 때 석탄일이 오면 수천수만 수백만수억 불자들이, 혹은 불자가 아니라도, 연등을 켜고 부처님 오신 깊은 뜻을 되새기는 것 자체가 저 물음들에 대한 구구한 대답이 필요없음을 증거한다.
북가주 한인사회 불교마을에서도 불기 2551년 석탄일(4월초파일, 양력 5월24일)을 맞아 지혜와 진리와 자비의 빛으로 이 혼탁한 세상을 밝게 비추고 고통바다 헤어나 열반언덕 가는 길을 제시한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에 감사하고 그 길을 따라 올해의 석탄일 슬로건처럼“마음을 맑게, 세상을 향기롭게” 하려는 다짐들이 이어졌다. 지난 12일(토)에는 캠벨의 헤리티지 극장에서 북가주 승가회 연합 봉축법회가 성대하게 열렸고, 20일(일)에는 각 사찰별로 봉축행사가 펼쳐졌다.
<정태수 박승범 배경순 정희주 이현주 기자, 지혜심 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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