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엘스·싱·가르시아… 탑 골퍼들 골프코스 설계에 적극 진출
“은퇴 후 대비 사업으로 최고”
아프리카·중동 등 폭발적 수요
코스 구석구석까지 깊이 관여
세계적인 골퍼들이 골프장 설계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 이런 추세는 탑 골퍼들에게 당장에 큰 수입을 안겨 줄뿐 아니라 현역 은퇴 후에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아놀드 파머와 잭 니클러스, 그리고 게리 플레이어 등으로 대표돼 온 골프장 설계 골퍼 대열에 세계 랭킹 1위인 타이거 우즈를 비롯한 젊은 실력자들이 속속 뛰어 들고 있다.
우즈는 “골프장 설계에 관여하면서부터 내가 플레이 하는 골프장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며 “왜 골프장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또 그들은 어떤 생각을 했던 것일까 등등 그저 플레이 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런 것들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런 것들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골프장 설계는 탑 골퍼들에게 짭짤한 부업이 되고 있다. 우즈외에도 필 미켈슨, 어니 엘스, 아니카 소렌스탐, 서지오 가르시아, 비제이 싱, 프레드 커플스, 마리아 올라사발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탑 클래스 골퍼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골프장 설계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
특히 이들이 관여하는 프로젝트는 미국내 보다는 해외에 집중돼 있다. 미국내 골프장 건설은 줄어 들고 있는 반면 해외에서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즈의 관여하고 있는 첫 설계 골프장도 오일 부국인 중동 두바이의 파 72, 18홀의 챔피언십 수준의 골프코스이다. 두바이의 실력자이자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의 총리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의 소유인 이 골프장 설계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대가로 우즈는 수백만달러를 받았다. 우즈는 “골프장 설계는 내 꿈이었다. 길이 기억될만한 골프장을 남기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한때 연 400개가 넘던 미국내 신규 골프장 건설은 현재 130개 정도로 줄어든 상황. 하지만 아프리카와 중국, 중동, 멕시코, 동유럽, 러시아 등지의 신규 골프장 건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세계적 골퍼들의 아이디어와 이름을 빌리기 위한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200개이상의 골프장을 설계한 탐 파지오는 “골프가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면서 골프계의 큰 이름들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유명 골퍼들이 골프장 설계에 관련해 이름만 빌려 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설계에 깊숙이 관여하는 추세이다. 특히 온갖 골프코스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골퍼들의 값진 경험이 코스설계, 잔디 관리, 조경 등 다양한 부분에 반영되는 추세이다. 300개이상 골프장 설계에 관여해온 아놀드 파머는 “내가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골프장 설계에 직접 관여하는 골퍼가 소수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모두가 설계사라 할 만큼 깊이 관여한다”고 비교했다.
금년 37세인 어니 엘스도 골프장 설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골퍼중 하나이다. 이미 오픈한 4개 골프장을 설계했으며 현재 7개 코스가 그의 설계로 조성되고 있다. 계획중인 것도 8개에 달할 정도로 엘스는 인기인데 그는 “내가 현역에서 은퇴한 후 이 일을 새롭게 시작하기 보다는 지금부터 이 일을 하는게 나중에 풀타임 코스 디자이너로 전환하는데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한다.
서지오 가르시아는 자신이 꿈꾸고 있는 골프코스를 이렇게 설명한다. “아주 어려운 코스를 만드는 것은 쉽다. 골프장 설계에 있어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엘리트 골퍼들에게 도전적인 코스이면서도 아마추어 골퍼들도 칠 수 있는, 그리고 치고 난 후 다시 오고 싶다고 말하는 그런 코스를 만드는 것이다. 나는 골프 설계에 있어 초짜이지만 이 일이 너무 좋다.”
비제이 싱도 “나는 수도 없이 많은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해 봤다. 좋은 코스도 있었고 나쁜 코스도 있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제한된 수의 골프장을 설계하고 싶다. 골프코스 하나하나를 모든 이들이 플레이 할 수 있으면서 나 자신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현대적인 코스로 만들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골프장 설계에 적극 관여하는 골퍼들의 바람은 “골프장 구석구석에 나의 생각이 스며들어 있다. 이렇게 해서 내가 떠난 후 한참 뒤까지 남을 어떤 것을 만들어 갈수 있는 것이다”라는 어니 엘스의 말속에 잘 녹아 있다.
<타이거 우즈>
<어니 엘스>
<설계료 얼마나 받나>
골프장 하나에 40만~200만달러
탑 클래스 골퍼들은 골프장 설계에 관여하면서 얼마나 받을까. 골퍼들은 이에 관해 굳게들 입을 다문다. 하지만 업계 관측에 따르면 골퍼의 지명도와 관여도 등에 따라 대략 40만달러에서 200만달러 사이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 PGA투어에서 한 대회 최고 우승상금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걸렸던 162만달러였다.
일단 설계에 관여하면 짬을 내 골프장 건설지를 자주 찾아 본다. 우즈 또한 골프장 설계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우즈의 어릴적 친구로 ‘타이거 우즈 디자인’ 사장인 브라이언 벨은 “모든 것이 우즈의 비전과 인도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우즈는 골프장 설계가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잭 니클러스가 어떻게 250개나 되는 골프장을 설계했는지 경이롭다고 덧붙였다.
설계에 관여하려면 무엇보다 관련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토옥, 관개, 잔디 , 그리고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섭렵하는 것도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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