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남도의 풍경통해 삶과 세월의 흐름이…
“우리는 길을 통해 어디론가 떠나고 돌아온다. 길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준다. 시간길은 다시 갈 수 없기에 애틋하다. 시간길 위의 만남과 헤어짐, 떠남과 돌아옴은 한 맺힌 이야기를 만들고 시를 만들고 노래를 만들었다. 모든 길은 노래다.” 이 글은 전남 장흥이 동향인 화가 김선두, 시인 김영남, 소설가 이청준이 함께 남도의 풍경과 소리를 모아 출간한 화문집 ‘남도, 모든 길이 노래더라’에 붙인 김선두의 글이다. 최근 한국서 화제 속에 출간된 이 화문집은 늘 곁에 두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청정한 우물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듯한 시어, 어린아이 낙서 같은 단순하고 천진한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각박한 마음과 시름이 부드럽게 걷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28일~7월21일 앤드류샤이어 갤러리
‘행 연작’‘싱그러운 폭죽’‘빗새’등 30점
남도의 구불구불한 길과 함께한 화가 김선두의 초대전이 내일(28일)부터 7월21일까지 앤드류샤이어 갤러리(관장 메이 정)에서 열린다.
김선두 교수(중앙대학 한국학과)는 영화 ‘취화선’과 ‘천년학’의 남도길을 화폭에 담은 작가.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을 촬영한 광약 매화마을에서 진도 관매도에 이르는 남도 길을 전통 장지에 담아내어 문화계의 화제를 모았었다.
전통회화와 현대적 미디어를 결합하여 소박한 토종의 미학을 표현하는 작업을 하는 김 교수는 고향과 남도의 풍경을 즐겨 그린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씨는 그의 작품에 대해 “민초와 잡풀의 삶, 이를 떠받쳐 주는 고향 대지, 그리고 그 위를 끊임없이 스쳐지나가는 세월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것은 삶의 본질 혹은 토대에 관한 이야기이고 삶의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질문과 관련된 이야기이다”라고 평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행’(行) 연작, ‘모든 것이 꽃봉오리인 것을’‘남도, 어머니의 땅’‘싱그러운 폭죽’‘빗새’ 등 정겨운 그림 30점이 소개된다.
그의 작품에는 가는 것, 흘러가는 것, 나아가는 것에 대한 깊은 사색에서 건져올린 이미지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상념, 세월의 변화가 지니는 순간성 찰나성 등이 잡풀처럼 소박하게, 천둥벌거숭이처럼 천진하게 그려진다.
“다른 장르와 만나는 가운데 화가로서 세상 읽기의 또 다른 시각을 갖게 된다”는 김씨는 ‘행’ 시리즈에서 수묵채색화 속에 유독 굽이굽이 곡선이 도드라지는 길 위주의 풍경을 선보인다. 세 남녀가 등짐을 둘러멘 채 걸어가는 ‘소릿길’ 등 ‘천년학’ ‘서편제’ 등의 영화 장면뿐 아니라 감독이 털어놓은 영화 에피소드까지 그림 속으로 끌어들였다.
김선두 교수는 중앙대학교 회화과와 이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3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중앙미술대전 대상, 석남미술상을 수상했다.
오프닝 리셉션은 28일 오후 6시.
앤드류샤이어 갤러리 주소와 전화번호는 3850 Wilshire Blvd. #107 LA, CA 90010 (213)389-2601
<화가 김선두씨와 ‘화문집’ >
<김선두씨의 작품 ‘행-봄봄’>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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