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들리-토마스 주 상원의원은 한인사회가 지역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승관 기자>
한인사회와 ‘미운 정 고운 정 20년’
한인타운을 포함한 센트럴과 사우스LA 지역을 대표하는 마크 리들리-토마스 가주 상원의원(민주·26지구)은 한인사회와 인연이 깊은 정치인이다. 지난 1992년 사우스LA에서 폭동을 겪은 한인들에게는 ‘애증’의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한인사회에 유난히 친구가 많은 정치인이기도 하다. 정치 입문 17년의 중견 정치인으로 시의원 4선과 주 하원의원 2선을 역임하고 이제는 주 상원으로서 새크라멘토와 LA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리들리-토마스 의원을 만나 한인들과의 인연과 정치 철학,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김연신 기자>
92년 폭동후 사우스LA서 리커 재개업 막아 원성
“치안 확보 차원… 한인업주 감세 등 혜택 줘” 해명
일부 반발 불구 ‘소비자 권리보호’ 강력 추진 뚝심
데이빗 이·안수산 여사 등 한인 친구도 ‘수두룩’
“한인사회의 지역 정치 적극 참여 모습 인상적”
LA 폭동이 발발하기 1년여 전인 지난 1991년. 당시 30대 중반의 흑인 정치 초년생이던 리들리-토마스 의원이 사우스LA를 포함하는 8지구에서 LA시의원으로 당선됐다. 92년 폭동을 거치며 흑인 커뮤니티의 대변자 역할을 자임한 리들리-토마스 의원은 사우스LA 지역의 리커스토어 재개업을 엄격히 규제 하면서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많은 한인 업소의 문을 닫게 한 장본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었다.
당시 일로 한인들이 자신에 대해 ‘한’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농담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리들리-토마스 의원은 “당시 사우스LA 치안 확보가 최우선 목표였기 때문에 치안에 영향을 주는 리커스토어를 규제한 것은 정치적이자 행정적 선택이었다”고 회상하며 “당시 한인 업주들이 코인 라운드리 등 다른 업종으로 전업할 수 있도록 각종 세금감면 혜택을 추진했지만 한인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커뮤니티의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는 말로 당시 정치인으로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음을 시사했다.
리들리-토마스 의원은 당시 리커스토어의 보험과 안전 기준을 강화한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원성을 샀지만 커뮤니티의 틀 안에서 영업을 하려는 업소들에게는 장기적인 안정성을 제공했다는 소신을 밝혔다.
라들리-토마스 의원은 소신이 강하고 정치 호흡이 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유권자들에게 원성을 사는 정책도 대의를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추진해 얻은 평가다.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묻자 “소비자 권리 보호”라고 대답한다.
그는 지난 6월 카이로프랙터의 잘못된 시술로부터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발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발의안은 카이로프랙터 위원회의 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하고 카이로프랙터 산업을 규제하는 주체를 위원회에서 소비자보호국에 이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는 “감시기구인 카이로프랙터 위원회가 최우선 책임인 소비자 보호를 뒤로 하고 오히려 카이로프랙터들을 보호하는 이익집단으로 변질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카이로프랙터들에게 원성을 사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소비자 보호가 최우선”이라며 불합리한 문제로 유권자들이 피해를 본다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인의 생명이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리들리-토마스 의원이 한인사회와 인연을 맺은 지도 20년. 그동안 한인사회와 쌓아온 정치적, 인간적 관계도 세월만큼 깊어졌다. 한·흑 갈등이 표면화되던 때에는 흑인 정치인으로서 한인사회와 반대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었던 경험이 있으면서도 한인들과 각별한 정을 이어오고 있는 것은 자신과 정치적 희망을 같이한 한인 친구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폭동 후에 ‘한인 1.5세 대표’로 나섰던 엔젤라 오 변호사와 작고한 알프레드 송 주상원의원의 딸 레슬리 송씨, 그리고 전 한인회장 서영석씨는 리들리-토마스 의원이 막역하게 지내는 친구들이다. 지역구의 대형빌딩을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데이빗 이씨에게는 자신이 잘 보여야 하고 도산 선생의 딸 안수산 여사는 자신의 ‘여자친구’라며 농담을 할 정도로 절친한 관계이다.
리들리-토마스 의원은 한인들과의 친분을 이야기하다가 “내가 말하는 한인 친구는 내 후원회에 와서 정치 후원금을 내는 그런 친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정치인들은 한인사회를 정치 후원금을 걷어가는 ‘자금조달처’ 정도로만 생각하고 이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것은 내가 한인사회와 원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는 말로 한인들의 정치 참여 방식에 애정 어린 문제를 제기했다.
폭동 후에 한인사회가 정치력 성장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역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LA시 전체의 정치발전에도 도움이 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한인 종교단체들이 사회문제에 눈을 돌리는 부분이나 한인 사회의 민주-공화당 지지단체가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활동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 깊고 타민족 커뮤니티도 배울 점이라고 말했다.
리들리-토마스 의원은 한인 보좌관 홍지원씨를 두고 지역구에 포함돼 있는 한인타운 이슈를 챙기고 있다. 홍 보좌관은 “리들리-토마스 의원이 한인들을 위한 공공보건 정책과 소비자보호, 공공안전 문제 등에 관심이 많은 만큼 한인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 리들리-토마스 의원은 내년에 이반 버크 LA카운티 수퍼바이저가 은퇴를 밝힘에 따라 공석이 되는 수퍼바이저 자리에 출마 하겠냐는 질문에는 “아마도”(Perhaps), 연방하원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쩌면”(Maybe)이라며 즉답을 피하고 웃음으로 대신했다.
<마크 리들리-토마스 의원 약력>
△매뉴얼 아트 고등학교 졸업
△이메큘레이트 하트 칼리지·대학원 졸업 (종교학 석사)
△USC 대학원 졸업 (사회윤리-공공정책 박사)
△남부 크리스찬 리더십 콘퍼런스 LA지회 사무국장
△애스펜 정책연구소 회원
△가주 커뮤니티 임파워먼트 재단 의장
△1991~2002 LA시의회 8지구 시의원
△2002~2006 가주 하원의원(48지구)
△2006~현재 가주 상원의원(26지구)
△부인 아비스 리들리-토마스(LA검찰 분쟁해결센터 소장)와 사이에 2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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