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세계화 위한 미주순회…8월23일 수선회 주관 특별법회
그렇다. 실은 그렇지 않지만 세속의 눈으로는 그렇다. 서울대 출신 스님. 세상 사람들은, 더욱이 매번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한다”고 절을 하는 신실한 불자들마저도, 그의 학벌이 아깝다고들 했다. 게다가 언론고시 운운하던 시절 신문기자(한국일보). 그러므로 서울대 출신에 신문기자였던 그가 머리를 깎고 중이 되다니….
물론 그 역시 당초 출가를 염한 것은 아니었을지 모른다. 억세게 질긴 인과 연의 끈이 그를 승가의 마당으로 내몰았는지 모른다. 어렴풋이 넘겨짚을 인연의 흔적은 또렷하다. 초년병 기자 시절에 닥친 10/26 사건과 12/12, 그리고 5공 신군부의 릴레이독재를 가능케한 5/18 광주민주화항쟁. 피끓는 그는 거기서 가만 있질 못했다. 펜을 버리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핏발 서린 군부가 그를 가만 놔줄 턱이 없었다. 해직, 수배, 체포, 고문….
풀려난 그는, 풀려났으되 풀려난 것이 아닌 그는, 산으로 산 속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리고 머리를 깎는다.
1984년, 전두환 정권의 서슬이 시퍼렇던 그 즈음, 지광 스님이 된 그는 서울 강남구 포이동에 부처님 세상의 참맛을 전하고 펼치겠다는 일념으로 조그마한 도량을 연다. 능인선원. 지금은 25만 신도를 둔 한국최대 도심포교당으로 우뚝 선 능인선원의 걸음마 시절도 험하기는 그의 인생역정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어느 종교 광신도들이 달려들어 포교당을 부숴버리질 않나, 대놓고 욕지거리를 퍼붓지 않나….
그러나 험한 마장 달콤한 마장을 모두 수행의 도구로 삼아버리는 그의 유유한 걸음 앞에서 그들의 훼방은 별 효험이 없었다. 그래도, 혹은 그럴수록, 능인선원은 더욱 몸집도 마음폭도 커져갔다. 그의 한말씀을 들으려는 국내외의 손짓도 늘어갔다.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소르본대 등 세계적 명문대학에서 설법을 했다.
지광 스님이 북가주에 온다. 올해 봄 첫 저서 ‘정진’을 펴내면서 해외포교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하면서 곧바로 뉴욕 능인선원을 개원하는 등 발빠르게 이어져온 스님의 실천행보 일환이다. 지광 스님의 북가주행은 또 북가주 참선모임 수선회(회장 최규현) 창립멤버인 유인 박선흠 거사 등이 다리를 놓았다고 한다. 지광 스님은 오는 23일(목) 저녁 북가주 불자들을 대상으로 특별법문을 할 예정이다. 장소는 일단 쿠퍼티노 데안자칼리지로 잡혔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수선회(웹사이트
http://koreanzen.org, 전화 408-891-0190)로 문의하면 된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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