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C의 한인혼혈 러닝백 이매뉴얼 무디(가운데)가 결국 무한경쟁 구도를 뒤로 하고 USC를 떠나는 것이 확정됐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사진>
“내 기량을 맘껏 펼쳐 보일 수 있는 곳으로 가겠다.”
프리시즌 전국랭킹 1위인 USC 풋볼팀의 한인혼혈 러닝백 이매뉴얼 무디(20)가 사상 최악의 10대1 경쟁률을 뒤로 하고 USC를 떠난다. 피트 캐롤 USC 감독은 16일 훈련을 마친 뒤 무디가 다른 학교로 전학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팀내 러싱랭킹 2위였던 무디가 USC를 떠나기로 결심한 것은 러닝백 포지션의 경쟁이 너무 심해져 기량을 펼칠 기회조차 얻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계속 USC에 남아있어서는 경기에 나설 기회를 잡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올해 USC의 러닝백 경쟁은 실로 엄청나다. 10명의 러닝백이 단 1개의 포지션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데 그냥 수치적인 경쟁률만 높은 것이 아니다. 무디를 포함, 이들 10명은 하나같이 고교시절 전국 최고 러닝백 소리를 들었던 쟁쟁한 유망주들이다. USC가 아닌 다른 팀에 있었다면 하나같이 팀의 주전으로 뛰며 ‘스타’소리를 들었을 재목들인데 이런 쟁쟁한 선수들이 한 팀에서 ‘우글’대다보니 도무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경쟁구도가 끝없이 전개될 것이 뻔하다. 실제로 USC 코치들도 누구를 내보내야할 지 여부로 ‘행복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무디의 전학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그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그와 똑같은 처지에 있는 경쟁자들과 플레잉타임을 나눠가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 문제는 경쟁자들의 수가 워낙 많다보니 이대로 시즌에 임하면 매 경기마다 볼을 두세 번 만져보기도 힘들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것. 더욱이 지난 시즌 말 발목부상과 올 봄 햄스트링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경기와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던 것으로 인해 그는 지난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팀에서 “잊혀진 존재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럴 바엔 늦기 전에 다른 곳에서 새롭게 출발하자고 생각한 것이다.
캐롤 감독은 “이틀동안 (무디와) 충분한 논의를 했다. 순간적인 결정은 아니었다”면서 “그는 자신이 주전러닝백으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있는 곳으로 떠나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결정에 만족해하며 후회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또 “무디는 불만스럽게 여기를 떠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매우 훌륭한 청년”이라며 “그(무디)가 다치는 바람에 최근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 그는 지난해 우리 팀에서 좋은 경기를 보였을 뿐 아니라 다치기 전까지 이번 가을캠프에서도 매우 뛰어났었다”고 덧붙였다.
6피트1인치, 205파운드의 무디는 지난해 초반 4게임에 선발로 출장, 79번의 캐리로 458야드를 뽑아내 팀 최고인 캐리당 5.8야드를 전진했지만 시즌 중반 심한 발목부상을 입어 마지막 4게임을 뛰지 못했다. 무디는 이번 캠프에서 초반 눈부신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 12일 훈련도중 무릎에 타박상을 입은 뒤 더 이상 훈련에 참여할 수 없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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