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LA한국문화원
새 학기 개학을 앞두고 마음이 더욱 분주해지는 휴가철의 끝자락. 자녀들의 손을 잡고 전통 서예(caligraphy)를 함께 감상하며 뿌리의 멋과 느림의 미학을 가르쳐 주면 어떨까. 게임과 인터넷, TV 등으로 산란해진 마음을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미주한인서예협회전이 LA 한국문화원(원장 김종율)에서 지난 17일 개막돼 30일까지 2주간 계속된다.
묵향의 그늘에서 잠시, 내 삶 돌아보니…
<김부선씨 작품 ‘Icon II’>
10대~80대 회원들
다양한 작품 70여점
‘느림의 미학’보여줘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하는 연례 전시회에는 총 72점이 선보였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동안 비틀거리기 쉬운 마음을 ‘붓글씨의 예술’과 묵향을 통해 곧추세우는 미주한인서예협회(회장 김순욱) 회원들의 작품들이다.
서예협회는 전 미주지역의 서예인 120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젊은이들에서 노년세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가입해 꾸준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참가한 회원들의 나이는 16세에서 시작, 87세에 이를 정도로 다양해 관람객들로 하여금 서예가 평생에 걸친 ‘자기 수련’의 과정임을 깨닫게 해 준다.
전시회에는 남성 33명, 여성 39명 등 총 72명이 전서 4점, 예서 8점, 해서 12점, 행서 22점, 초서 8점, 다양한 한글서예 14점, 사군자 2점, 현대서 3점, 갑골문 2점 등을 출품했다.
전시작들 중에는 호랑이 그림을 조각(부조)한 석고판을 탁본한 뒤 그 주변에 갑골문을 쓴 김부선씨의 ‘Icon II’, 한간체(예서의 일종) 글씨 사이에 탁본 글씨(전서)가 있는 김순욱 회장의 ‘무위’, 신선이 호랑이를 탄 듯한 그림 위쪽 여백에 작은 글씨를 써넣은 김성복씨의 ‘호’, 산수화를 위주로 서예를 곁들인 정경난씨의 ‘성구’ 등이 눈길을 끈다. 또 전통서 한글을 색색의 화선지 위에 쓴 김보경씨의 ‘오우가’도 참신한 시도로 평가된다.
“한글 서예가 늘어난 가운데 현대서 스타일 작품을 낸 회원들도 있다. 이번 전시작들은 내 걸 작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던 초기나 지나치게 많았던 몇 년 전의 것들과 비교할 때 크게 정련된 느낌을 준다”는 것이 김순욱 회장의 자평.
김 회장은 “연례 회원전을 통해 한인사회 서예 발전에 공헌할 수 있어 기쁘다”며 “젊은 세대가 동참하여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미주한인서예협회는 지난 1990년 9명의 서예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창립돼 회원전과 한중일 교류전 등을 통해 한인 이민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데 일조해 왔다.
김종열 문화원장은 “8월을 가득 채우고 있는 한 여름의 열기를 서늘하게 식혀줄 이번 서예전을 많은 사람들이 관람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전시 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1시.
문의 (714)840-3563 서예협회, (323)936-7141 #112 문화원 최희선씨.
<김보경씨 작품 ‘오우가’>
<최신정씨 작품 ‘운집’>
<최명철씨 작품 ‘녹손과정서보구’>
<김장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