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을 겸비한 복화술로 보드빌 무대를 누볐던 ‘어메이징’ 에디 갈란드의 1932년 무대 ‘보드빌 리뷰’ 장면.

보드빌 축제에서 공연할 예정인 훌라후프 챔피언 파라 시걸의 묘기 장면.

추억의 코미디 쇼 ‘보드빌’

라이브 밴드 영화 희극 등
20세기 초 공연무대 재연
15일 글렌데일 알렉스 디어터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 막스 브라더스로 시작하여 레이트 나이트쇼 진행자인 데이빗 레터맨과 제이 레노까지 무수한 연기자와 코미디언들에게 기초가 되어주고 스타일을 만들어준 공연 예술의 한 장르인 ‘보드빌’(Vaudeville).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20세기 초에는 춤과 노래가 있는 코미디 버라이어티 쇼로서 한 시대를 풍미한 공연예술 형식이다. 1910년대 시네마, 라디오, 그리고 텔리비전의 보급으로 인해 차츰 소외되면서 1930년대에 들어서 완전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사라졌지만, 보드빌 코미디 스타일은 스크린과 텔리비전으로 이어져 무수한 스타들에 의해 맥이 이어져 왔다.
중절모에 허름한 양복을 걸치고 지팡이 하나를 까닥거리며 걷던 사내가 갑자기 자신의 지팡이에 걸려 휘청거리다가 넘어지는 모습. 세 명의 남자가 식탁에 앉아 두세 단어로 연결되는 대화를 계속하다가 첫번째 남자가 두번째 남자의 머리를 때리고, 두번째 남자가 세번째 남자의 머리를 때리면 세번째 남자는 다시 두번째 남자의 머리를 때리는 우스꽝스런 광경……
그런 흑백 영화나 TV 쇼에서 흔히 보던 보드빌 코미디를 초창기 버라이어티 쇼 형태로 묶어 무대에 올리는 ‘보드빌 축제’가 글렌데일 알렉스 디어터(Alex Theatre)에서 열린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알렉스 소사이어티 후원 ‘보드빌 엑스트라버갠자’(Vaudeville Extravaganza)는 보드빌 전용 극장에서 1920년대 스타일 보드빌 쇼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간 듯 라이브 쇼와 라이브 밴드, 영화 상영 등 보드빌 버라이어티 쇼를 경험하게 된다.
올해 프로그램은 코미디언 리드와 파버섐(Reid & Faversham)이 보드빌의 거장 ‘스탠과 올리’(Stan & Ollie)로 분장하는 코미디 스케치, 훌라후프 챔피언 파라 시걸(Farrah Siegel)의 묘기 공연, 러스티와 그리프(Rusty & Griff)의 짧은 희극, 에릭 버스(Eric Buss)의 1인 코미디 등이 준비되었다.
모든 공연의 배경악과 액트 사이의 휴식 시간에는 라이브 밴드의 연주로 보드빌 음악을 감상하게 된다. 또한, 스탠 로렐과 올리버 하디를 초대형 스타로 만들어준 1932년 영화 ‘뮤직 박스’(Music Box)와 스리 스투지스의 1941년 작품 ‘에이크 인 에브리 스테이크’(Ache in Every Stake) 등의 코미디 클래식도 상영될 예정.
알렉스 디어터는 1925년, 보드빌 전용 및 시네마 상영 전문으로 건설된 1450석 극장. 건축가 찰스 R. 셀커크와 아더 G. 린드리가 그리스와 이집트식 모티브를 사용하여 디자인한 결과, 작은 크기임에도 도도함과 정교함이 묻어나는 역사적 건물이고, 20세기 초 공연문화와 실버스크린 시대를 연 시네마 천국의 분위기를 고수하고 있어서 이번 축제에서 보드빌 분위기를 한껏 느끼기에 충분하다.

<보드빌 축제>

일 시: 9월15일 토요일 오후 8시
장 소: 알렉스 디어터(216 North Brand Blvd., Glendale, CA 91203) (818)243-2539
입장권: 일반 25달러, 노인 및 어린이와 학생 17.50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