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슈퍼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가 디지털 시대를 인정하고 새로 발매할 예정인 앨범을 온라인 주문 방식으로 판매하면서 구입 가격도 팬들이 스스로 결정토록 하는 등 전혀 새로운 판매 방식을 채택해 화제다.
2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그래미상 최우수앨범상 후보에 2차례 오르는 등 전세계에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라디오헤드’는 오는 10일 이후 판매하는 7번째 앨범 `무지개속에서(In Rainbow)’를 유일하게 자신들의 웹사이트(www.radiohead.com)에서만 사전 주문을 받고 있다.
`라디오헤드’는 지난 1992년 발표한 노래 `크리프(Creep)’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으며 1995년 내놓은 ‘오케이 컴퓨터(OK Computer)’는 1985년 이후 나온 것 중 최고의 앨범에 뽑혔다.
음반 회사를 통하지 않고 독자적인 웹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것도 파격적이지만 라디오헤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삽화와 사진, 작은 책자를 담은 디스크박스(CD 및 일반 레코드판)를 운송료를 포함해 40파운드(약 82달러)에 주문받는 동시에 온라인 다운로드 방식으로도 판매한다.
더구나 다운로드 방식의 앨범 구입 가격은 팬들이 알아서 결정토록 함으로써 결국 팬들은 구입가를 `0’으로 하고 무료로 앨범을 구입할 수도 있는 것.
현재 `라디오헤드’를 대리하는 `코트야드 매니지먼트’사는 일반 음반 매장에서도 앨범을 판매하기 위해 음반사와 협상중이지만 일반 매장에 선보이는 것은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물론 음반 회사들은 수개월동안 무료로 다운로드될 수 있는 앨범의 시중 판매 방식에 대해 난색을 표할 수도 있겠지만 연간 평균 30만 장의 앨범이 팔려나가는 `라디오헤드’의 매력을 떨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판매 방식이 1일 공개되자 전문가들은 언뜻 속임수로 보여질 수 있지만 그보다는 손쉽게 인터넷을 뒤져 곡을 다운로드받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적절히 파악한 방식으로서 앨범 판매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록밴드 R.E.M의 버티스 다운스 매니저는 라디오헤드가 채택한 방식은 음악인들이 언젠가 취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해오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했던 것이라며 그들은 짜여진 틀을 벗어날 수 있는 밴드였고 마침내 해냈다고 밝혔다.
또 시애틀 소재 `펄 잼’의 켈리 커티스 대표는 솔직히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면서 대단한 일이며 대단히 고무적인 조치이다고 평가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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