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출신 강수희와 듀오 결성해 12월 데뷔
운동선수가 연예인 한다고 욕하지 말아주세요. 춤을 좋아했던 학창 시절의 꿈을 이뤄보고 싶었습니다.
씨름 천하장사 출신의 K-1 격투기 선수 최홍만(27)이 슈퍼모델 출신 강수희(23)와 혼성듀오 ‘미녀와 야수’를 결성하고 래퍼로 변신한다. 팀명은 ‘귀여운 야수’와 ‘커다란 미녀’란 뜻에서 붙였다.
12월 데뷔를 위해 1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음반 재킷 촬영 중인 최홍만을 만나 가요계에 데뷔하는 계기와 소감을 물어봤다.
모래판에서 테크노댄스를 즐겨 춰 ‘테크노 골리앗’이란 별명을 얻은 최홍만은 학창 시절 춤을 잘 췄고 좋아해 TV를 보면서 ‘저런 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키가 크지 않고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백댄서 같은 연예계 일을 했을 것이다. 15살 때쯤 키가 크고 운동을 시작하면서 꿈을 포기했다. 좋은 기회가 와서 내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선수가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다고 하자 내가 운동을 하고 있지만 매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운동 안 하고 다른 분야 일한다고 욕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쉬는 기간 틈틈이 짬을 내 준비한 것이다. 남보다 더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간다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미녀와 야수는 12월 중순부터 한 달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최홍만이 12월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릴 2007 월드그랑프리 8강 토너먼트에서 격투기 강호 제롬르 밴너(35ㆍ프랑스)와 재격돌하는 것을 준비하기 위해 2일 일본으로 떠나 대회가 끝난 뒤 귀국하기 때문이다.
최홍만은 (음반을 내는 건) 먼 훗날 후회할 수 있으니 기회를 살리는 것이다. 죽기 전에 소원성취하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난 운동선수인 만큼 내겐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데뷔 싱글 음반 프로듀싱은 본인이 직접 했다. 여러 작곡가가 참여해 힙합, 하우스, 댄스곡을 실었다. 타이틀곡 제목은 신나는 리듬의 ‘자존심’.
강수희와의 호흡을 묻자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허스키한 보이스의 강수희 씨와 나의 굵은 음색의 랩이 잘 묻어나 만족스럽다. 곡도 무척 잘 나왔다고 자랑했다.
최홍만은 곧 있을 경기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1년 중 가장 큰 시합이에요. 이 시합을 위해 한 달 반 동안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큰 욕심보다 경기 내용이 중요하겠죠. 여러 훈련을 하고 있고 달라진 모습,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또 머리에 종양이 발견돼 K-1 미국대회 출전이 무산되는 등 논란이 있었던 그는 치료 계획을 묻자 이번 시합을 마치고 내년 3월 시합까지 시간은 있지만 치료받을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음반 제작자는 ‘끼’가 많은 최홍만은 스포츠뿐 아니라 음반, 영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 잠재력을 지녔다며 이미 일본, 홍콩, 할리우드에서까지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이런 나라들에서 영화배우로 출발할 계획도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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