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처음으로 ‘왕과 나’ 시청률 추월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하게 펼쳐졌던 월화드라마 ‘사극 전쟁’에 균열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3주 늦게 출발한 MBC TV ‘이산’이 시청률 경쟁에서 SBS TV ‘왕과 나’를 추월하며 우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시청률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산’은 5일 전국 평균 가구 시청률 22.3%를 기록, ‘왕과 나’의 19.6%를 제쳤다.
이 회사의 조사에서 ‘이산’의 시청률이 ‘왕과 나’보다 앞선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3일에도 ‘이산’은 26.6%로 ‘왕과 나’의 24.6%를 앞섰지만 당시에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중계 때문에 ‘왕과 나’가 평소보다 40분 가량 늦게 방송돼 정확한 비교가 힘들었다.
‘대장금’ ‘상도’ ‘허준’ 등의 이병훈 PD가 연출을 맡은 ‘이산’은 9월17일 13.5%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10월 들어 시청률이 10%대 후반으로 상승해 김재형 PD의 ‘왕과 나’와 팽팽한 접전을 펼치기 시작했으며, 10월 하순부터 마침내 20%대에 올라섰다.
같은 시간대에서 경쟁하는 사극의 경우 뒤늦게 출발한 드라마가 앞선 드라마를 추월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사극은 미니시리즈보다 고정 시청층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 후발 주자가 먼저 방송된 드라마의 시청자를 빼앗아 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2년 김재형 PD의 ‘여인천하’는 동시간대 이병훈 PD의 ‘상도’보다 먼저 방송을 시작한 후 끝까지 우세를 지켰으며, 2003년에도 먼저 출발한 이병훈 PD의 ‘대장금’이 김재형 PD의 ‘왕의 여자’를 시종 따돌렸다.
‘이산’이 뒤늦게 출발했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왕과 나’를 추월한 데는 무엇보다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가 한몫했다. 이 PD는 ‘대장금’ 등에서 보여준 주인공의 성공 스토리를 왕 등극 과정에 접목해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매회 하나의 주제가 완결되는 구조로 드라마에 끊임없는 긴장감을 부여했다. 세손 이산이 성송연(한지민), 홍국영(한상진) 등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향한 조정 대신들의 음모를 하나씩 파헤치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반면 ‘왕과 나’는 조선시대 내시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면서 얻었던 주도권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성종(고주원), 소화(구혜선), 처선(오만석) 등의 인물 구도 사이의 긴장감과 스토리 구조가 다소 느슨해지면서 후발 주자인 ‘이산’에게 추월을 허용하고 만 것.
한편 TNS미디어코리아의 집계에서는 5일 ‘이산’의 시청률이 21.5%로 나타나 21.8%의 ‘왕과 나’에 근소한 차이로 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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