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에 강제 징용돼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는 한국인 및 대만인들의 문제를 풍자만화 작품을 통해 고발한 상명대학교 만화 애니메이션 학부 고경일 교수(39·사진).
고 교수는 지난 9일 버지니아 비엔소재 한미과학재단에서 풍자만화 전시회를 열고 난 후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에 야스쿠니 신사 합사 문제를 알리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미주 야스쿠니 반대 캠페인’을 주관한 한국 민족문제 연구소의 야스쿠니 문제를 표현할 예술가로 선정돼 ‘야스쿠니 반대 공동 행동 한국, 대만, 일본 오키나와 위원회’와 함께 지난 1일부터 LA, 뉴욕, 워싱턴에서 자신과 제자들의 작품 50여점을 통해 야스쿠니 신사 무단 합사 철폐의 필요성을 알렸다.
고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야스쿠니 신사 합사 문제에 대해 아직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슈는 징용된 한국인 2만1천명과 대만인 2만8천명이 자기의 뜻과는 관계없이 천황의 군대였다는 이유로 강제 합사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의 작품을 보면 현재 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는 지 잘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한 작품에서 염라대왕은 “조선 사람이 왜 대일본 제국의 열사로 돼 있냐? 내 참. 넌 보류!”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고 교수는 강제 징용돼 죽은 조선인이 일본인의 이름으로 하늘나라에 오니 염라대왕이 헷갈려 ‘지옥도 아닌 천당도 아닌 보류’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작품에서 야스쿠니를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는 잘 듣지도 않은 텔레토비의 새로운 품종 ‘야스토니’로 칭하면서 “야스토비는 ‘천황폐하를 위해 죽은 모든 조선인, 대만인은 우리 가족’이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교토 세이카 대학에서 5년간 유학하고 2년간 교수생활을 한 고 교수는 “개인적으로 일본을 좋아하고 일본인 친구도 많다”면서 “하지만 일본인들이 이 문제를 정확히 알고 마음을 열 때 이들과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2005년 일본정부를 상대로 야스쿠니 신사 합사 문제에 대해 소송을 하고 있는 유족 이희자 씨를 만나 야스쿠니 풍자만화를 그렸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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