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가까이 소유권 분쟁을 빚어온 메릴랜드한인회관이 매각된다.
한기덕 메릴랜드한인회장은 17일 저녁 글렌버니 소재 궁전식당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메릴랜드실업인협회(회장 조창준)와 한인회관을 매각하고, 대금을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 회장에 따르면 한인회와 실협은 ▲양 단체가 주 조세국으로부터 체계를 갖추고 잘 운영되고 있다는 ‘굿스탠딩’ 증명서를 받을 것 ▲한인회는 부동산중개업자 선임 및 매각 집행 ▲매각 대금은 한인회 2/3, 실협 1/3로 배분 ▲회관 공인 감정과 함께 매각 과정 기록 및 공개 등을 합의, 지난 10월 19일 볼티모어 순회법원에서 로버트 커샤 판사의 확인을 받았다.
한 회장은 양측의 합의에 따라 메릴랜드전문부동산회사를 중개업자로 선임, 구매자를 물색한 결과 회관 옆 건물 소유주인 렌윅 베스가 32만5,000달러에 매입하겠다고 제의, 계약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 회장은 “한인회는 베스와 지난 10월 29일 매매 합의를 마쳐, 12월말이나 1월초 매매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라며 “매각에 소요되는 클로징비 등의 비용을 구입자가 부담하는 좋은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한인회관 건물은 감정을 의뢰한 결과 25만달러의 평가를 받았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매각대금에서 지붕 수리비 6.900달러. 감정비 2,500달러와 부동산중개료 3만2,500달러 등을 제한 28만3,000여 달러 중 한인회가 18만8,700달러, 실협이 9만4,300달러 가량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한인회는 시에서 기증한 구 트리플씨 도매상 건물 매각대금과 이를 투자회사에 유치해 얻은 이익 금 등 17만달러, 회관 매각대금 20만달러 등 37만달러의 사무실 구입 기금을 확보한다.
한편 한인회는 새 사무실 구입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 회장은 “새 사무실은 여러 곳을 물색한 결과 콜럼비아 29번도로와 108번 도로 만나는 지점 동쪽에 건설중인 우즈랜즈 오피스 콘도로 선택됐다”며 “3층으로된 이 건물 2층에 실면적 1,300 평방 피트 이상의 사무실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회장은 새 사무실은 한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한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찾았다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새 건물도 1월 중 완공될 예정이어서 3월 임기 말까지 2달간 내부 공사 및 가구 배치 등을 마무리하고 차기 회장단에 인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 사무실 구입 비용은 최소 41만3,875달러. 여기에 내부 공사 및 가구, 시설 구입비를 포함하면 확보된 기금 보다 10만 달러가 더 필요하다. 한 회장은 5만달러 이상을 한인회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나머지 비용은 한인사회의 모금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인회 이사회는 한 회장과 임애란 부회장, 백성옥, 김경태, 박용두 이사 등으로 건물구입위를 구성했다.
노스 애비뉴에 위치한 한인회관은 1985년 매입돼 메릴랜드한인회와 실업인협회,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한인봉사센터 등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사용했으며, 각종 한인 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5년여 전부터 한인회와 실협 모두 이용하지 않아 방치되고 있다. 게다가 한인회관 관리 분담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실협을 비난해온 한인회가 지난 2005년 3월 한인회관을 한인회 단독 소유로 등기부를 변경하면서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 공동소유자의 지위를 잃은 실협의 후신인 상공인연합회(법정분쟁과 함께 다시 실협으로 복귀)는 등기부 원상복구 및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건물매각 가처분신청과 함께 같은 해 7월 제기했다.
<박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