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율리오 사장이 비석 제작과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국립묘지 납품 도맡았죠”
엄격한 규격 맞춰
정밀하게 수작업
연방정부 주문에
한달 500여개 제작
한인 시장에 눈돌려
최고 품질 공급계획
율리오 이(60) 사장은 한인으로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드문 ‘비석’ 제작업에 종사하고 있다. 7년 전 이민 온 이 사장은 5년 전 우연히 신문에서 연방정부에 납품할 비석 제작업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보고 이 업종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 이후 이 사장은 한 달에 500개의 비석을 연방정부에 납품했다. 그가 제작한 비석들은 한국전, 2차 대전 참전용사들이 세상을 떠나 국립묘지에 안장될 때 사용됐다. 이 비석들은 가주, 오리건, 워싱턴, 아이다호, 유타, 네바다, 콜로라도, 알래스카, 하와이 등 9개 주에 공급됐다.
연방정부에 납품하는 비석들은 주로 요세미티에서 나오는 화강암을 사용했고 ‘샌드 브러스트’라는 기계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었다. 1대당 10만달러 상당의 이 기계는 돌을 깎아서 글자를 새기는 작업을 해낸다.
그러나 단순히 이 기계를 조작하는 것만으로 비석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연방정부에서 요구하는 비석에 새길 깊이나 규격을 정밀하게 기계에 입력시킨 후 잘 만들어야 한다. 가령 비석에 새기는 글자를 깊이 파면 떨어져 나가버린다. 또 눈이나 빗속에서도 잘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규격을 잘 맞추어야 한다.
연방정부에서 요구하는 비석의 규격은 거의 똑같으며, 기계를 잘못 조작해 한번 실수하면 돌은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버려야 한다. 비싼 운반비를 들여서 가져온 돌이 쓸모없게 되면 그만큼 손해를 입게 된다.
이 사장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아니고 기계를 구입해 1년 정도는 고생해야 된다”며 “연방정부에 납품하기 위해 똑같은 규격의 비석을 수없이 많이 제작했기 때문에 지금은 익숙하다”고 말했다.
또 비석 제작에 사용되는 돌은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들어 올리다가 자칫 잘못하면 허리를 다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장은 가급적이면 직원들을 채용하지 않고 가족들이 모든 일을 하고 있다. 종업원이 일하다가 허리를 다치기라도 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연방정부에 비석을 납품해온 이 사장은 최근 계약이 끝나 한인 커뮤니티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타민족 비석 제작업자가 만드는 비석의 경우 한글을 새기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수준”이라며 “한인들에게 좋은 비석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방정부에 납품하는 비석의 경우 요세미티 화강암을 사용하지만 일반인들의 비석은 인도에서 생산되는 ‘오석’(검은돌)을 사용하고 있다. 이 사장에 따르면 비석의 재료로는 인도의 오석이 최상급이다.
현재 풀러튼에 사무실을 두고 버논에서 비석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 사장은 현재 한국장의사에 비석을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점차적으로 비즈니스를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714)873-3558<문태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