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랜드 홀딩스’ 한승덕 회장
‘실크로드 재건’ 키르기스스탄 구간
철도공사 3월께 착공...5년후 완공
중앙아시아를 가로지르는 40조원(400억 달러) 규모의 현대판 신 실크로드 사업을 워싱턴의 한인 기업이 맡아 화제다. 주인공은 버지니아 폴스처치에 본사를 둔 ‘써니랜드 홀딩스’로 한승덕씨(64)가 회장(CEO)을 맡고 있다.
이 회사가 수주한 실크로드 재건 프로젝트는 중국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 7개국을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도, 도로를 건설하는 21세기의 대역사. 중국 구간과 아제르바이잔-그루지야-터키 구간은 이미 공사에 들어갔다.
써니랜드 홀딩스는 키르기스스탄 구간의 총연장 594킬로미터의 철도 부설을 담당하게 되며 추후 고속도로와 에너지 수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공사도 진행하게 된다.
한승덕 회장은 “키르기스스탄 정부와 지난해 9월 합의한 후 12월13일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며 “오는 3월경 착공에 들어가 5년 뒤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키르기스스탄은 구 소련의 일원으로 남한의 2배 크기. 중국과 접경한 중앙아시아 북부에 위치해 있다. 써니랜드사가 담당하게 될 키르기스스탄 구간은 대륙간 철도의 중간에 위치한 황금 노선으로 공사비는 4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공사에 소요될 막대한 자금은 월드뱅크의 그랜트, 유럽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의 지원 등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한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80년대 초반 중국, 유럽연합, 소련이 해상 루트 대신 21세기의 신 실크로드를 개척하자는데 합의하면서 추진됐으나 미국과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흐지부지됐다”며 “2000년 들어 중국의 주룽지 총리가 앞장서 다시 추진됐으며 미국은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 세력의 간섭을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관심을 갖게 됐다”고 재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특히 관심을 끄는 이유는 한국 기업들이 대거 참가하게 된 것. 이 회사는 공사 구간을 5개 공구로 나눠 사전에 선정한 한국의 시공업체에 발주할 계획이다.
한 회장은 “미국에 40년을 살았지만 난 어쩔 수 없이 한민족”이라며 “계약시 한국의 우수한 기술과 인적자원을 활용하자고 밀어붙여 관철시켰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회사는 철도 공사가 끝나면 고속도로 및 개스 운송 파이프라인 공사에 착수하며 자원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 회장은 “키르기스스탄은 신생대 지역으로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며 “우리 회사가 이 지역 지하자원 개발권도 함께 얻은 만큼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 졸업 후인 1969년 도미한 한승덕 회장은 워싱턴에서 줄곧 생활했으며 성정 바오로 천주교회에 다니고 있다. 조지 워싱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조지타운대에서 비교문화인류학, 콜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금융재정학을 공부했다.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에서 경제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 조지워싱턴대의 연구기관에서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 후 방위산업 등 정부 사업을 하다 1994년 써니랜드 홀딩스를 설립했다. 계열사로 PT 써니랜드 등 모두 7개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구 소 연방 국가와 동구권, 인도네시아 등의 도로, 철도, 발전소, 탄광개발 등 국책사업에 관한 개발 자문을 주로 해오고 있다.
미 인명사전 ‘Whos Who-전미 리더 100인’에 등재됐으며 2006년 아메리칸 인명기관(ABI: American Biographical Institute, Inc)의 홍보대사에 선정되는 등 미 주류사회에서 이름을 떨쳐왔다. 자신의 이름을 딴 ‘한승덕 & 찰스 루셀 트위스터 재단’도 운영하고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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