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버블 주범 공격도
한때 금융계의 마이스트로로 군림하던 앨런 그린스펀(사진)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
18년 6개월간 FRB을 이끌고 2년 전인 2006년 1월 퇴임했지만, 그의 영향력은 한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장에 씨앗을 뿌린 것이 바로 그린스펀 전 의장이었다는 비난이 경기후퇴 우려가 깊어지는 요즘 더욱 수위를 높이면서 그의 명성에 흠이 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언론은 물론, 미국기업연구소(AEI) 이코노미스트들에 이르기까지 그가 2000년부터 5년간 지속된 주택시장 버블을 조성한 주범이라고 날카로운 지적을 계속하고 있다. 비판의 요점은 적절할 때 금리를 올리는 결단을 내리지 않아 주택시장 버블을 방조했고, 결국은 터지게 만들어 경기후퇴까지 오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FRB는 지난 2003년 6월 금리를 45년래 가장 낮은 1%로 내렸고 이를 1년간 유지했다.
‘금융투기의 역사’(Devil take the Hindmost; A History of Financial Speculation)의 저자 에드워드 챈슬러는 “그는 가계의 부를 창출함으로써 부풀려진 평판을 받았다”면서 “이것이 기울어 가면서 수퍼스타로서의 그의 지위는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FRB 부의장 출신으로 프린스턴 대학 교수인 앨런 블린더, 카네기 멜론 대학의 앨런 멜처 교수, FRB 관료 출신으로 브랜다이스 대학 교수로 있는 스티븐 세체티 등도 “그린스펀이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주택시장 버블을 조장한 건 맞다”고 나섰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런 지적들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모기지 대출 붐이 막 일고 있을 때 FRB가 은행 상황을 점검하는 건 쉽지 않다”며 “규제기구가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란 걸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주택시장 버블은 FRB의 통화정책에 의해 부풀려진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장기적인 과잉저축(saving glut)이 문제였다면서 미국만 2000년 초반 주택시장 버블을 경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즉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에 저축이 과도하게 늘면서 이 유동성이 미국에도 흘러들었고, 이에 따라 자산 버블이 형성됐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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