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디자인센터의 김세훈(왼쪽부터) 캐딜락 리드 디자이너, 강민영 허머 HX 디자이너, 이상엽 글로벌 RWD&퍼포먼스 카 디자인 매니저, 스티브 김 허머 외관 디자인 매니저 등 30대 젊은 디자이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세훈씨가 제작에 참여한 캐딜락 프로보크 컨셉카.
■디트로이트 북미 국제 오토쇼를 가다 - 김진호 특파원
올해로 창사 10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 GM은‘2008 북미국제오토쇼’에 수퍼차지 스포츠카 셰볼레 ZR1과 남성적인 차량의 대명사 허머에서 선보인 ‘허머 HX 컨셉’ 그리고 럭서리 브랜드 캐딜락의 중형 SUV 프로보크 컨셉카를 주력 모델로 공개했다.
특히 이 3개 모델은 모두 한인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이번 오토쇼에 첫 등장해 현장에서 더욱 화제가 됐다.
셰볼레 ZR1은 미국 스포츠카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로 620마력의 힘을 자랑하는 수퍼차지 LS9 V-8가 탑재됐다.
2009년형 셰볼레 ZR1의 리드 디자이너는 이상엽씨로 홍익대 조소과를 마친 뒤 유학길에올라, 패사디나 아트센터를 졸업하고 독일 포셰, 페라리 등을 거쳐 99년 GM에 합류했다.
셰볼레 ZRI·허머 HX·캐딜락 프로보크 등 제작에 능력발휘
이씨는 “GM 디자인센터의 200여 디자이너 중 한인이 40여명에 달한다”며 “자동차 디자인 업계에서 한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GM은 그 기술을 인정해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기회 제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이미지로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허머의 친환경 컨셉카 ‘HX’의 탄생을 이끈 강민영씨는 2005년 8월 한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GM 디자이너 센터에 들어갔다. 현재는 LA 디자인센터 출신의 한인 여성 디자이너가 한명 더 있다. 강씨는 제주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자동차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2001년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인 디트로이트의 CCS(College for Creative Studies)로 유학, 올해 첫 프로젝트로 허머 HX 컨셉카를 선보였다.
강씨는 “첫 프로젝트, 남성들 위주의 업무 분위기, 오프로드 차량이라는 생소한 분야 등 부담감이 많았지만 일에 몰두하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한 끝에 첫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머 HX는 강씨 이외에도 2명의 디자이너가 공동 프로젝트를 맡았고, 또 다른 한인 스티브 김 허머 외관 디자인 매니저의 최종 감수를 거쳐 이번 오토쇼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H2, H3, H3T 등 허머 시리즈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허머의 정체성을 완성시킨 김씨는 LA 출신 한인 1.5세로 패사디나 아트센터를 졸업한 뒤 99년 GM에 입사했다. 2006년 LA오토쇼에 선보인 카메로 컨셉카를 이상엽씨와 함께 디자인했으며 오는 2월에는 브라질 GM 글로벌 스몰 트럭&SUV 외관디자인 매니저로 취임할 예정이다.
이날 데뷔한 캐딜락 수소연료전지 컨셉카 프로보크의 외관 디자인을 맡은 김세훈 리드 디자이너는 지난 98년 GM 디자인센터에 한인으로는 4번째로 입사한 디자인센터의 맏형.
1.5세인 김씨는 CCS를 졸업하고 GM 계열의 올즈모빌을 통해 디자인 업계에 입문했다. 뷰익 루선, 캐딜락 CTS 등이 그의 작품.
김씨는 “입사 당시 GM 건물에서 한인을 만나도 한국말로 인사를 나눌 수 없을 정도로 조심스러웠지만 지금은 어디서든 쉽게 한국말을 듣고 마주칠 정도로 주류가 됐다”고 말했다. GM에서 많은 한인들이 좋은 성과를 보이는 데 대해 이들 디자이너는 “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의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이상엽씨는 “한인들끼리 정보교환과 교류의 활성화,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이 현재 위치를 만들었다”며 “하지만 한인 특유의 일에 대한 몰두와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없었다면 이는 결코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미국내 자동차 업체에서 활약 중인 한인 디자이너는 약 100여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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