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소위 ‘성공 신드롬’에 빠져 있다. 본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주창한 ‘국민 성공시대’나 ‘성공하세요’라는 모토가 크게 주효했다고 한다. 비단 정치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마케팅에서 성공하려면 ‘성공’이란 단어를 반드시 넣으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주위를 살펴보면 재정과 투자세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돈을 많이 벌려면 낮은 가격에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알지만 실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성공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이 우리의 감정과 습관에 너무 어긋나기 때문이다. 재정행태학이란 독특한 분야가 있는데 많은 투자자들이 실패하거나 돈을 벌지 못하는 원인을 설명해준다.
너 자신을 알라
라운딩을 하다보면 많은 골퍼들이 무모하거나 위험한 샷을 준비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하는데 그 결과는 대개 참담하다. 반면 프로들의 큰 실수는 매우 드물다. 물론 실력 때문이라고 간주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현주소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장단점, 샷의 위험성과 성공률에 대한 냉철한 판단력이 샷보다 더 중요하다. 특히 일반 골퍼들은 파워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항상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이 핀에 짧아서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싱글을 꿈꾸는 골퍼에게 다음 4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거리에 확신이 없다면 무조건 한 클럽 더 잡는다. 아니 거의 모든 샷에 한 클럽 더 잡는다면 리드미컬한 스윙으로 스코어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첫 홀에서 웜업되지 않았으면 드라이버보다 3번 우드를 사용한다. 셋째, 라이가 정말 클린할 때만 롱 아이언이나 3번 우드를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그린 근처에서 띄우는 피치샷보다 런이 많은 칩샷을 우선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의 진정한 핸디캡을 인정하고 평안한 라운드를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 앞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기준 바꿔야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자신을 매우 공정하고 논리적이며 실용적이라고 여기지만 정작 판단하고 결정할 때 감정이입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재정행태학은 투자결정에 영향을 주는 예측하기 힘든 투자자의 심리를 연구하는 분야다. 학자들은 투자에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을 자신들의 생각을 특정한 일부 정보에 근거하려는 경향 즉 ‘심리적 앵커링’(anchoring) 현상에서 찾는다. 지난 2000년 인터넷 주식과 신경제 개념은 많은 사람들이 투자플랜에서 이탈하게 만들었다. 나스닥 지수는 2000년 3월10일 5,048까지 올랐으나 그 후 5월26일까지 37% 하락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나스닥의 최고치인 5,000을 모든 결정의 앵커링으로 사용하는 우를 범했다. 지금도 보유주식의 최고가를 판단의 앵커로 잘못 사용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앵커로 S&P 500지수의 평균 주가수익률(PER)을 사용하는데 역대 평균이 17이지만 2000년 최고치를 경신할 때 30이었음을 감안하면 대조정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모든 주가는 결국 평균으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지수의 주가수익률이 역대 평균보다 훨씬 낮아 투자계획에 근거해 시장진입을 노릴 때지만 오히려 많은 자금이 이탈되고 있다.
그래서 돈 벌기가 어려운 것 같다.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건설과 재정시장의 대혼란으로 요동치는 시장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건전한 투자결정의 기준을 재확립해 활용한다면 재정의 성공도 한 걸음 다가올 것이다.
(213)347-6058
변재성
<한미은행 투자자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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