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나빠져도 직원혜택은 절대 안 줄여
생산라인 최저임금 웃도는 페이… 치과보험·401(k)까지 업계 주목
“원재료 급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됐다고 해도 직원들에게 돌아갈 기본적인 혜택을 줄여버리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서로 신뢰를 쌓는데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에 불황도 함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최고경영자와 말단직원도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는 회사. 동종업계 유사직종의 다른 업체보다도 월급을 높게 지급하면서도 시혜적인 자세가 아니라 ‘더 많이 나누지 못해 안타깝다’는 자세로 접근하는 회사. 그러면서도 커뮤니티에 대한 지속적인 환원활동을 통해 업주는 물론 직원들까지 베품을 실천할 수 있게 해주는 회사.
경영학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이상적인 기업운영 모델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한인 업체가 있다. 2005년 6월 한인 투자자들이 모여 인수한 어바인 소재 라면업체인 ‘유니온 푸드 뉴콥’(대표 빅터 심)은 회사의 수익을 실현하면서도, 직원들과 파이를 나눌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경영을 실험중이다.
소유권이 바뀐 후 구조조정을 마친 유니온푸드는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부터 바꿨다. 현 최저임금이 시간당 8달러인 상황에서 유니온푸드는 생산라인 노동자들에게 시간당 9달러80센트를 지급한다.
풀타임 직원으로서 주간 40시간의 노동시간도 보장한다. 동종업계에서는 최저임금에 수시로 바뀌는 근무시간 때문에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없었던 노동자들에게는 엄청난 혜택이다. 여기에 의료보험과 치과보험, 생명보험, 401(k)까지도 제공하면서 인근 유사 업체와는 큰 차이를 갖게 됐다.
생산라인 직원 안텔모 시스네로는 “과거에는 오면오라, 가면가라는 식으로 대우했지만 이제는 수입이 안정되면서 ‘내 직장’이란 의식이 강해졌다”면서 “대우도 좋기 때문에 이곳으로 이직을 희망하는 노동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경영의 변화는 물적 혜택에서만 온 것이 아니다. 직원들간 건강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
한인직원 앤드류 박씨는 “과거 사무실과 공장이 분리돼 남남처럼 지냈지만 주인이 바뀐 후 한 건물로 통합됐다”면서 “이후 공장직원과 사무직원들이 격의 없이 대화하게 되면서 분위기가 밝게 바뀌었고 가족같은 느낌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빅터 심 대표는 “원자재 가격 변동만 없었으면, 지난해는 그간의 경영개선 노력이 성과를 거둘뻔했다”면서 “상황이 악화됐지만 회사 목표에 따라 기본 혜택을 삭감하기 보다는 친환경, 건강식 제품을 론칭해 시장 확대 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대우와 기업수익실현 사이에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공생할 수 있는 기업 모델을 제시해보자는 투자자들의 격려덕분에 우리의 실험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유니온 푸드=실제 소유회사 이름은 ‘솔라피데 Inc.’로 경영난에 빠진 한국 대기업 계열 회사를 한인 투자자 12명이 인수했다. 변호사 출신의 빅터 심 CEO가 경영을 맡고 있다.‘엔칠로사’ ‘피에스타’‘마마미아’ 등의 제품을 앨버슨, 세븐일레븐, 본스, 월마트, 99센트스토어 등에 납품하며, 주로 히스패닉을 겨냥한 라면제품을 많이 출시하며 친환경 용기에 MSG를 뺀 제품을 생산한다. 한인을 겨냥해 ‘대장금’이라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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