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영진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 상임대표(사진)는 “소수민족인 한인들이 미주 한인의 날을 타민족보다 먼저 제정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주류사회에서 신뢰와 신망이 높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175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700만 해외동포 가운데서도 미주 한인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를 내포한 말이다. “조국 민주화를 위해 애를 쓰고 어려울 때마다 성심껏 도왔지만 본국 정부의 배려는 적었다”는 설명도 했다.
그런 이유로 지난 해 설립된 것이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이고 4년 임기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이 기구는 해외 한인들의 권익 신장과 법적 지위 획득, 차세대 리더 교육 및 네트워킹 등 철저히 해외 동포들을 협력, 지원하기 위한 활동을 목표로 한다.
자신은 크리스천이지만 국민적 화합이 필요한 사업이다 싶어 천주교, 불교계 인사도 대거 영입했고 세계 한인의 날 제정(10월5일), 세계한인센터 건립 등 굵직하고 의욕적인 사업들을 벌써 완수했거나 진행 중이다.
세계 한인의 날은 미주한인의 날과 같은 1월13일로 하자는 의견도 많았으나 결국 10월5일로 정해졌는데 “문화가 있고 가족상봉도 용이한 10월이 추운 겨울보다는 좋은 것 같다”고 해설을 달았다.
김 대표가 해외동포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무한한 해외 한인 자원을 개발하고 국력화해야 한다는 자각도 있었지만 그런 실제적 필요보다는 미안한 마음 때문이었다.
“정치인들이 미국에 오면 ‘교민청을 신설하겠다’ ‘참정권을 주겠다’ 등등 약속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실천이 안되요. 동포들이 실망하고 상처를 받는 건 당연합니다. 농림부 장관시절 한번은 제 미국 방문 일지를 보니까 저도 동포들과 그런 주제로 대화를 나눈 기록이 있었습니다. 제 소관은 아니었지만 저도 약속을 했더라구요. 그 기록에는 시카고의 한 교수가 ‘정치인들이 공약을 남발하는데 김 장관은 믿어보겠다’고 말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등줄이 갑자기 뜨거워지더군요”
우연인지 얼마후 미주 한인의날이 제정되기 시작했다. LA 시의회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역으로 한인의날 제정 열기가 퍼져갔다. 안되겠다 싶어 창립발기인대회를 열기로 하고 뜻을 같이 하는 인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젠 모든 공직에서 손을 뗐다”고 하시던 김수환 추기경도 취지문을 보고 “이것은 내가 하겠다”며 상임고문을 수락했다.
김 대표는 “UN 사무총장을 배출하고 세계 경제 10위로 부상한 나라에서 사실 이런 기구 설치가 늦은 셈”이라며 “한국의 너무 큰 자산인 해외동포를 이렇게 대하면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오는 4월 총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광주 서구 을 후보로 출마할 예정인 김 대표는 “선거 캠페인 도중 미국을 방문했다”면서 “앞으로 남북통일과 동서 화합을 위해 야당 역할을 제대로 해보겠다”고 말했다.
한국국가기도회 회장인 그는 7일 미국국가기도회 모임에 참석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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