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연주로 청중을 매혹시키는 피아니스트 이윤수. 5년만에 LA 무대에 선다.
피아니스트 이 윤 수
서른 앞 성숙해진 소리
5년만의 LA 독주회 16일 지퍼 콘서트홀서
피아니스트 이윤수씨가 독주회를 갖는다.
16일 오후 7시 지퍼 콘서트 홀.
LA에서 이윤수 독주회가 열리는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5년만이다.
들려줄 곡은 멘델스존의 론도 카프리치오소,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 쇼팽의 영웅 폴로네이즈,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 등 4곡.
이윤수씨를 새삼스럽게 소개하는 일은 불필요할 듯 싶다. 어쩌면 LA 출신으로 가장 빨리, 가장 많이 유명해진 연주자일 것이다.
따뜻함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피아니스트. 자유롭고 개성적인 연주 스타일, 비행기 안에서 처음 외운 곡을 연주회에서 즉석 연주한 천재… 그의 연주를 감상한 이들은 절대 팬이 되어 버린다고도 하고, 한국서는 5년전 열성 팬클럽이 결성됐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도 높다.
18세 때 이탈리아 부조니 콩쿠르에서 총 6개 부문 상 중 최고상을 비롯한 4개상을 휩쓸고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몇가지 특이한 사건들이 화제가 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특히 마르타 아르헤리치 콩쿠르에서 마지막 과제곡(라벨의 La Valse)을 연주하지 않고도 2위에 입상한 이변은 국제 피아노 콩쿠르 사상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남아있다.
본보에 처음 소개됐을 때 ‘소년 이윤수군’이었던 그가 어느덧 스물아홉의 ‘청년 이윤수씨’가 되어 찾아왔다. 곧 서른이 되는 피아니스트 이윤수는 아주 진지하고, 대단히 섬세하며, 조금의 틀림도 허용하고 싶지 않은 완벽주의자의 모습, 질문 하나에도 허투루 대답하지 않는다. 수많은 인터뷰에서 비슷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수없이 했을텐데도 그는 매 질문마다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한 후 표현을 고르고 가다듬어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전에는 책도 많이 읽고 음반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10대, 20대는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는 시기잖아요. 그러나 지금은 어떤 영향도 받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껏 떠먹여 주셨다면 이젠 혼자 해나가는게 답례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는 발표하는 의미가 더 컸지만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연주는 내 평생이 될 음악의 연장선상에서 ‘나를 위한 연주’를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청중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를 좀더 연마해서 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연주, 내가 만족함으로써 청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감동을 줄 수 있는 연주를 하고 싶어요”
아직도 얼굴은 젊은데 생각은 벌써 30대 이후와 40대 저 너머, 그리고 평생 이어질 음악가의 길을 향해 뻗어 있다. 그는 앞으로의 10년이 무척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 말한다. 당연한 얘기, 30대의 10년은 이윤수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고 운동량이 많은 시기가 아닌가. 그런 시기를 치열하게 보낸 후 그가 궁극적으로 되고 싶은 연주자는 어떤 모습일까?
“얼마 전 디즈니 홀에서 암스테르담의 로열 콘서트 헤보우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마지막 음을 연주했을 때 청중들에게서 느껴진 기운, 그것이 제게 희망을 주었어요. 그것은 그냥 좋은 연주를 듣고 ‘브라보’ 하는 단순한 환호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에게서 느껴진 기운, 연주자와 음악과 청중들이 진정 감동하고 기뻐한 그 기운, 그런 것들이 음악인으로서 나의 희망입니다. 무대에 섰을 때 내 연주를 듣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 좋은 기운을 내어주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미국과 한국, 유럽을 오가며 활동하는 그에게 LA는 그를 키워준 고향이자 가족이 살고 있는 곳, 그의 집이 있는 ‘편안한’ 곳이다. 5년만에 가족, 친지, 후원자들 앞에서 보여줄 이번 연주는 편안하지만 깊은 사랑과 감사가 듬뿍 담긴 기분 좋은 콘서트가 될 느낌. 특히 소년 이윤수 연주를 들은 사람이라면 계속 변화하고 성숙해질 이윤수의 또 다른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연주회 티켓은 50달러와 75달러, 학생 20달러.
지퍼홀 주소 200 S. Grand Ave. LA, CA 90012
문의 (310)422-4136, 818-248-1424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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