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이제 거의 바닥을 쳐 워싱턴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회복의 기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워싱턴 지역은 탄탄한 고용 시장과 비교적 활발한 건축 경기, 외국 관광객들의 증가 등의 원인으로 올 한해 경기가 나아지면서 주택 시장도 반등의 기회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 꼽히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시사주간지 ‘US 뉴스 & 월드 리포트’지가 보도한 올해가 주택을 구입할 적기인지를 분석한 기사에서 퍼스트 아메리칸 코어 로직사의 마크 플레밍 수석 경제학자는 “워싱턴 지역의 주택 가격 반등은 시간 문제”라면서 언제든 바이어들이 주택 매매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근거로 워싱턴 지역의 안정적인 고용 시장, 그리고 비교적 잘 발달된 교통 수단 등을 들었다.
워싱턴 지역 주택시장에 대한 플레밍의 이러한 분석은 캘리포니아주의 센트럴 밸리, 플로리다주의 펀타 고다 등과 같이 전국에서 가장 집값 하락이 심하고 차압이 많은 지역은 올해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 속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그는 전체적으로 아직 완전히 바닥을 치지는 않았지만 5.5%까지 떨어진 30년 모기지 이자율이 주택시장 회복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워싱턴 경기가 지난해와 사뭇 다를 것이라는 전망은 이 지역 경제 전문가도 내놓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람은 워싱턴 포스트가 작년에 실시한 지역 경기 예측 컨테스트에서 1등을 한 제임스 다인가 씨. 워싱턴지역 무역위원회(Greater Washington Board of Trade) 위원장인 그는 작년 메릴랜드주와 DC의 실업률을 거의 완벽하게 맞췄고 버지니아는 겨우 0.1%를 틀리는 정확성을 보인 사람이다.
다인가 씨의 올해 워싱턴 경기에 대한 전망은 한마디로 “가장 힘든 시기는 지나갔다”는 것. 그는 과거처럼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올해부터 집값이 오른다며 단지 고용시장 확대만이 아니라 프로야구 내셔널스 홈구장, 내셔널 하버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와 장기적으로 덜레스 공항으로 연결되는 전철 연장 공사 특수, 대통령 선거, 교황의 워싱턴 방문 등 다양한 원인들이 경기 부양과 주택 시장 활성화의 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워싱턴도 주택 가격 거품이 30- 50%나 되는 곳이 있고 이 때문에 주 정부 및 지역 정부들이 세수가 줄어 곤란을 겪고 있는 것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 그러나 다인가씨는 워싱턴 지역은 연방정부의 국방비 지출, 교통 예산, 환경단체, 생의학 연구소, 관광 산업, 각종 전문가 집단이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어 타지역과의 단순 비교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심지어 워싱턴은 올해 치러지는 대선 때문에 전국의 시선이 이곳으로 집중되면서 큰 광고 효과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실물 경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부동산 에이전트들의 현장 보고는 더욱 피부에 와닿는다.
대망부동산의 제이슨 박 에이전트는 “새해 들어 첫 주택 구입자들이 부쩍 많아졌다”며 “차압이나 숏세일로 나온 매물은 8-9명의 바이어들이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첫 주택구입자들은 젊거나 이민 온지 얼마 되지 않는 실수요자들이 많은데 지금이 주택 구입의 적기라고 판단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증거가 된다.
박 에이전트는 “DC와 가까운 훼어팩스 카운티와 알링턴 카운티는 벌써 집값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버지니아 센터빌 같은 조금 외곽 지역도 30-40만달러대의 좋은 매물들이 거래가 활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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