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온] 메마른 가요계 3대 반란
’따로 또 같이’ 솔로&그룹 박지헌·앤디 등 개별활동
’키작은…’ ‘아디오스’ 등 오락프로 삽입 이색 돌풍
김동률·토이 판매고 쑥쑥… 30대 옛추억을 구매하죠
늦겨울 추위가 매섭다. 척박해진 음반판매시장과 뜻하지 않은 휴지기에도 가요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이들이 있다. 늦겨울 추위도 무색케 하는 이들의 반란(?)을 짚어봤다.
#혼자라도 괜찮아
그룹 출신 솔로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은 그룹에 적을 유지하고 ‘따로 또 같이’ 형식으로 솔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룹 활동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솔로 활동을 말려왔던 것도 옛 이야기가 됐다. 솔로로 데뷔하면 그룹 활동 당시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기 어렵다는 속설도 가볍게 뛰어넘고 있다. 솔로로 전향한 이들은 각종 방송 순위 프로그램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그룹 V.O.S의 박지헌은 최근 음원 차트와 방송순위 1위를 휩쓸고 있다. 박지헌의 솔로 활동 계기를 들여다보면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그룹 단위로 활동하면서 생기는 공백을 솔로로 메우기 위한 선택이다. 소속사 스타제국의 관계자는 “노래 한 곡이 인기를 얻고 활동하는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때문에 활동을 쉬면 쉽게 잊혀지는 경우도 많다. 개별 멤버의 활동으로 그룹의 인지도를 이어가야 향후 그룹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원티드의 하동균도 마찬가지다.
앤디는 국내 최장수 그룹 신화에서 6명의 멤버 중 마지막으로 독립선언을 했다. 솔로 앨범 st New Dream>으로 래퍼에서 가수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앤디는 “그룹 전체로 움직이고 활동을 고집하던 시절은 끝났다. 그룹 내에서 보여주지 못한 나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30대 지킴이의 등장
고사 직전의 음반시장에는 ‘30대 지킴이’의 활동이 눈부시다. 주된 앨범 구매층을 아이들 그룹의 열성 10대 팬들에서 30대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가수 김동률은 1월25일 발표한 5집 앨범 <모놀로그>를 1월 한달 동안 4만 1,470장(한국음악산업협회집계 기준)을 팔아치우며 음반판매 1위에 올랐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판매량임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소속사인 팜엔터테인트측은 6만장 가량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김동률 바람’은 5집 앨범 뿐만 아니라 2007년 3월 발표된 김동률 베스트앨범 <감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월에만 1,300여 장이 함께 팔려 나갔다.
토이의 바람도 여전하다. 1월 동안 6,456장을 추가로 판매하며 2개월 만에 7만4,862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다 판매앨범이 19만998장(sg워너비 4집)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속도다.
대중문화전문가 강태규는 “30대 이상의 음악 팬들이 청소년기에 좋아했던 가수들의 음반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음악이 아니라 자신들의 추억을 구매하는 셈이다. 소장가치가 중시되고 있는 오프라인 풍토와 맞물리면서 30대 가수들의 음반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 10대 위주의 가요계가 재편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락 프로그램 OST?
방송 전파의 위력은 여전하다. 방송 횟수는 노래의 인기와 비례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그 통로에는 변화가 감지된다. 예능ㆍ오락 프로그램이 가요계의 유력한 파트너로 급부상했다. 그에 반해 드라마나 영화 OST 수록곡은 음원 차트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눈의 꽃>(2005), <퍼햅스 러브>(2006), <마리아>(2007)을 대신할 만한 곡들이 없다.
대신 MBC 오락 프로그램 <무한도전>이나 KBS 2TV 오락 프로그램 <해피선데이> 코너 ‘1박2일’에서 등장하는 곡들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무한도전’ 멤버였던 하하의 <너는 내운명>은 각종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이색 돌풍을 열었다. 지난해 ‘강변북로 가요제’ 에피소드에서 공개됐던 <키 작은 꼬마 이야기>에 이은 두 번째 인기몰이다. 하하의 소속사 빅풋엔터테인먼트측은 “‘무한도전’의 인기가 가장 큰 인기 요인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프로그램의 컨셉트처럼 친근감과 재미를 노래에서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중견 트로트 가수 김혜연의 <참아주세요(앗 뱀이다)>도 ‘1박2일’에 삽입되면서 음원차트 순위권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1박2일’ 멤버 은지원도 <아디오스>가 코너 중간중간에 삽입되면서 인기몰이에 큰 도움을 받았다.
예능 프로그램의 지원을 업고 쉽고 편한 노래가 인기를 얻으면서 가요계의 인식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눈높이 곡’에 도전하거나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적극성을 띄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꺼려했던 왁스나 하동균이 마음을 바꿔 유쾌하고 발랄한 모습을 TV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의 여파다.
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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