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그 정도가 과거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5일 미국의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과거 2차례의 침체 때보다 그 정도가 심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현재 금융분야의 문제가 전에 우리가 잠시 겪었던 것에 비해 훨씬 심각하기 때문에 이번 경기침체가 과거의 2차례의 경미한 침체보다 깊다고 해도 놀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전에는 33% 정도에서 최근에는 50% 이상으로 높이기도 한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 같은 발언은 경기침체의 타격이 1991년과 2001년의 침체기보다 클 것임을 우려하는 것으로,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도 최근 경기침체가 오면 과거보다 기간이 길고 고통도 클 것이라고 밝혔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주택가격의 붕괴와 신용시장의 위기가 실물경제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경기침체는 그 근원과 성격이 과거 경기침체와 다르다면서 그 심각성을 우려했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1991년과 2001년의 경기침체는 8개월간 지속했고 좀 더 심했던 1981년의 경기침체도 16개월간 지속됐을 뿐이라면서 이런 과거의 경기침체는 신중했던 당시의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 비롯됐지만 현재의 경제성장 둔화와 경기침체 위험은 긴축 통화정책 때문이 아니라 6년간 급등한 주택가격 거품의 붕괴에 따른 것이어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한다고 해서 경기침체를 끝낼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었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점치는 경제학자들도 늘어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경제학자 4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조사한 결과,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45%에 달해 3개월 전에 비해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한편 그린스펀 전 의장은 미국의 주택가격은 하락을 지속할 것이고 주택시장 침체는 소비지출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음이 우려된다면서 향후 5~10년간 민간 부문의 유로화 보유가 달러화를 넘어설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부펀드에 대한 어떠한 규제도 ‘아주 나쁜 생각’이 될 것이라면서 국부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의 대부분은 보호주의에 의한 것이고, 중동이나 아시아 국부펀드의 미국에 대한 투자에 반대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지적, 국부펀드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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