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로 1천200명씩 추가 교환키로…러, 쿠르스크 민간인 귀환 요구
▶ 우크라, 푸틴·젤렌스키 회담 거듭 요구 “건설적 접근 취하라”
▶ 러 “정상회담은 서명하는 자리” 선그어…실무진 온라인 소통 제안

23일(현지시간) 오후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러시아(오른쪽)과 우크라이나(왼쪽) 대표단이 평화협상 3차 회담을 하고 있다. 2025.7.24[로이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3차 고위급 평화협상이 23일(현지시간) 열렸지만 큰 성과 없이 짧은 시간에 끝났다.
1, 2차 회담과 마찬가지로 포로 교환 등에 일부 사안에 대해서만 합의가 이뤄졌고,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양국 정상회담 등 의제에서는 러시아가 이견을 보이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로이터,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께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츠라안궁전에서 시작된 양국 대표단의 회담은 오후 9시가 조금 지난 시각 마무리됐다. 타스 통신은 회담 시간이 40분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지난 두 차례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과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 사무총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도 중재역으로 동석했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회담 후 취재진과 만나 "지난번 협상 때 논의된 모든 인도적 합의가 이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벨라루스 국경에서 양측 전쟁포로 250명씩 석방이 이뤄짐에 따라 1천200명의 포로 교환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양국이 각각 1천200명씩 포로를 추가로 교환하기로 합의했고, 러시아는 더 많은 이들을 교환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억류된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인 약 3만명의 귀환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인 시신 7천구 이상을 돌려보냈으며, 3천구를 추가로 이송할 뜻이 있다고 메딘스키 보좌관은 말했다.
또 러시아 측은 전선에서 부상자나 전사자 시신을 옮기기 위해 24∼48시간 단기적으로 휴전하는 것을 고려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우메로우 사무총장은 회담에서 러시아 측에 오는 8월 말까지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지금 휴전할 준비를 마쳤다"며 "러시아는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메딘스키 보좌관은 "이런 회담이 성사되려면 사전에 합의 조건을 확정해야 한다"며 "이런 회담은 합의 자체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종료하고 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고위급 협상 틀에서 논의를 진전시킨 뒤에야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지난번 2차 협상 때 양국이 분쟁 해결안을 제시하는 각서를 교환한 것과 관련해서도 "양측의 입장을 오랫동안 논의했는데, 입장이 상당히 다르다"며 "대표단과 실무진 차원에서 접속을 계속하기로 뜻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양국 대표단 소속으로 정치 사안, 인도주의적 사안, 군사적 사안을 각각 다루는 3개의 실무그룹을 구성해 온라인으로 소통할 것을 제안했으며 우크라이나도 이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4차 회담이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양국은 지난 6월 2일 열렸던 2차 회담이 평화 해법에 대한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된 이후 한동안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지 않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압박하면서 7주 만에 다시 논의를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새 무기 제공을 약속하고, 50일 내로 휴전 합의를 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교역국까지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번 만남으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점만 확인했을 뿐 중대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 더해 돈바스 등 러시아군이 점령한 4개 지역을 양도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의사도 포기할 것을 요구한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하며 전쟁 포로와 피랍 어린이 송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등을 요구한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양국은 튀르키예에서 5차례 이상 회담했으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이후 한동안 대화를 중단했다. 양국은 올해 초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로 협상을 재개하고 두 차례 이스탄불에서 고위급 회담을 했지만, 포로 교환과 전사자 유해 반환 외에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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