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정보국장, ‘러의 2016년 대선 개입 정보조작’ 주장 반복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 1기(2017∼2021년) 때 핫이슈였던,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인 '러시아 게이트'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반(反)트럼프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그에 대한 수사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여러 성범죄를 저지른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 문제로 인해 곤경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고, 여전한 인기와 영향력을 자랑하는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을 정조준함으로써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3일 백악관 대변인 언론 브리핑에 참석해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취지로 정보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개버드 국장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열거한 뒤 "우리는 이 모든 자료를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넘겨 범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게 할 것"이라며 "우리가 발견하고, 공개한 증거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관련) 정보 평가를 만드는 것을 주도했다고 지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반역죄를 저질렀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모든 형사기소는 법무부에 맡긴다"며 러시아 게이트 관련 정보 조작은 "쿠데타"인 동시에, "미국 국민과 공화국에 대한 반역 음모이자, 트럼프 행정부를 약화하려는 시도"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게이트'는 2016년 미국 대선 때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측과 공모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유도했다는 의혹으로 특검 수사로 연결됐는데, 오바마 전 대통령 주도하에 조작한 정보를 기반으로 이뤄진 정치 공작이라는 주장이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이 엡스타인 사건 관련 질문을 하자 돌연 '러시아 게이트 조작 의혹'을 주장하며 오바마 전 대통령을 '조작을 주도한 사람'으로 지목하며 비방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연방 상원의 위원회와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할 '의향'을 가졌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9년 로버트 뮬러 당시 특별검사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나 캠프가 러시아 측과 조율하거나 공모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 결론에 의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오랜 기간 자신을 괴롭혔던 '러시아 게이트'의 굴레에서 거의 벗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개버드 국장 등이 이처럼 갑자기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는 엡스타인 관련 의혹에 쏠린 지지층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법무부가 보유한 수사 기록 등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누차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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