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유학생으로 미국에 와 풋볼을 접한 뒤 2년만에 대학풋볼 명가 네브래스카에서 진학하게 된 최승훈군.
조기유학 3년 대학 명문팀 뽑힌 최승훈군 주목
“너 왜 자꾸 헬멧을 벗고 그래.”
“(헬멧이 너무 꽉 끼어) 아파서요.”
네브래스카 링컨의 링컨크리스천 하이스쿨 12학년생으로 풋볼팀 오펜시브 라인맨인 최승훈(18·사진)군은 처음에 헬멧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또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격이 월등하게 큰 것은 물론 머리도 ‘특대’ 사이즈였던 그는 맞는 풋볼 헬멧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 맷 파럽 감독은 가장 큰 사이즈 헬멧에서 안에 두꺼운 패드를 뜯어내고 얇은 패드를 붙여 최군에게 쓰게 했으나 그마저도 작아 머리가 꽉 죄인 최군은 기회가 있으면 헬멧을 벗고 아픈 머리를 ‘달래줘야’ 했다.
3년 전 서울을 떠나 조기 유학생으로 삼촌이 네브래스카 대학 연구원으로 있는 링컨에 와 링컨크리스천 하이스쿨에 입학한 최군은 10학년 때 처음으로 풋볼을 시작했다. 영어도 잘 못하는 유학 초년생이었지만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차창 밖으로 본 풋볼경기가 너무 재미있어 보여 룰도 모르면서 그냥 뛰어들었다.
하지만 또래 다른 아이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당당한 체격을 지닌 그에게 풋볼은 ‘천생연분’ 스포츠였다. 곧바로 코치의 눈에 든 것은 물론 인근에 위치한 대학 풋볼의 명가 네브래스카 풋볼팀 코칭스태프들의 주목을 받은 것. 최군의 모습을 지켜본 그들은 아직은 미숙한 그의 기량보다는 6피트2인치, 320파운드의 당당한 체격과 벤치프레스에서 450파운드를 번쩍 드는 그의 파워에 주목했고 그에게 ‘웍-온’(Walk-on)으로 네브래스카 풋볼팀에 올 것을 제안했다. <7면에 계속·김동우 기자>
‘웍-온’은 풋볼 장학금을 받지는 않지만 풋볼팀의 정식 멤버로 팀과 함께 훈련하며 기량이 계속 향상되면 경기 출전은 물론 추후 풋볼 장학금도 받을 수 있다. 최군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풋볼 명문 네브래스카 사상 첫 코리안 선수로 기록되게 됐다.
물론 덩치가 크다고 자동적으로 좋은 풋볼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팀 웨이트룸에서 웬만한 웨이트에도 쩔쩔 매던 그였다, 하지만 그는 이제 덩치만이 아니라 파워와 스태미나에서 링컨 크리스천 하이스쿨 역사에 남을 전설적 존재가 됐다. 파럽 감독은 “내가 코치한 선수들 가운데 비교 대상이 없는 단연 최고로 강한 아이”라며 “하이스쿨 레벨에서 그 정도급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파럽 감독은 그동안 자기보다 작은 상대 선수들을 맞아 다소 봐주는 듯한 경기를 해온 그가 네브래스카에 가서 그와 같은 레벨의 체격을 지닌 선수들과 상대할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매우 흥분됐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수줍음이 많은 내성적 성격이었던 최군은 풋볼선수로 뛰며 영어에도 능숙해지면서 성격도 점차 적극적으로 변해 갔다. 게임 데이에는 같은 학교에서 1학년생 담임인 감독부인의 클래스에 선수 1명이 찾아가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풋볼팀 전통에 대해 한동안 못하겠다고 버티던 그는 결국 얼마 전 감독의 집요한 요구에 ‘항복’했고 그날 1학년생 후배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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