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빌의 박 모씨는 얼마 전 지인들과 골프장을 찾았다가 낯 뜨거운 경험을 했다. 역시 한인골퍼들인 앞 조의 플레이가 계속 늦어지는데다 실랑이 소리도 들려 살펴보니 ‘돈 계산’ 때문이었다.
박씨는 “돈 규모를 보니 내기 수준을 넘어 아예 도박 수준 이었다”며 “옆 홀의 다른 미국인 골퍼들이 지켜보고 있어 낯이 화끈거렸다”고 털어놓았다.
워싱턴 인근 골프장에서 목격되는 일부 한인 골퍼들의 잘못된 행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과도한 내기 외에도 주위 골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떠들어대거나 아무데나 담배꽁초를 버리고 소변을 보는 행위 등은 꼴불견 매너의 대표적 사례다.
경기 중의 나쁜 매너도 지적된다. 껌 씹으며 라운딩, 카트 위험하게 운전하기, 앞 팀이 세컨샷 하기 전에 티샷, 벙커 탈출 후 뒷정리 안하기, 공 건들기, 디봇 자리 안 메우기, 상대방의 퍼팅라인 밟기, 퍼팅이 끝난 후에도 빨리 떠나지 않기 등은 상당수 한인 골퍼들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일부 한인들의 ‘어글리 골퍼’가 횡행함에 따라 한인들에 대한 나쁜 이미지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버지니아의 모 골프장에서는 한인 골퍼와 미국인 골퍼 간에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인 골퍼들이 시끄럽다고 주의를 주면서 시비가 붙은 것이다. 메릴랜드에서는 한인들이 앞 조의 경기가 늦어지자 ‘성질을 못 참고’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경찰을 부르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골프장뿐만 아니라 한인들로 붐비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도 종종 문제가 생긴다. 한인들끼리 시끄럽게 떠들거나 전화를 받아 옆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어떤 연습장에서는 불법 개인 교습이 늘어나자 한글로 경고문을 붙여놓기도 했다.
이처럼 매너 실종현상은 한인 골프 인구는 급격히 늘어난데 비해 에티켓 교육은 제대로 전수되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평소 나쁜 생활자세가 골프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PGA 클래스A 멤버인 조상미 티칭 프로는 “좋은 매너가 있고나서 좋은 골퍼도 있다”며 “골프를 처음 배울 때 기술만 배우지 말고 에티켓을 함께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정요셉 프로는 “매너는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조심하는 태도”라며 “한인들은 특히 한인끼리 골프를 즐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미국인 경기자들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WPGA 워싱턴 지부장을 맡고 있는 정요셉 프로는 올바른 골프 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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