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니고 폐지 결정이어 어바인고도 재정난
“관심 부족으로 수강 저조, 전반적 위축 우려”
남가주 지역 중·고교에 개설된 한국어반이 잇달아 폐쇄 위기에 몰려 있어 정규 한국어반을 유지하기 위한 커뮤니티 차원의 대응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한인 학생들이 다수 재학하는 세리토스의 위트니 중고교가 최근 한국어반 폐지 결정을 내리고 수강신청에서 한국어반 등록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트니 중·고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학교측은 최근 학생들의 한국어반 등록이 저조하자 담당교사에게 올 가을학기부터 한국어반을 폐지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이 학교 한인학부모회는 18일 학교를 방문, 데브라 호킨스 교장과 면담을 갖고 학교측에 한국어반 폐지 결정을 재고할 것을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역시 한인 밀집지역인 어바인 고교의 한국어반도 현재 재정 부족으로 폐쇄 위기에 몰린 가운데 남가주의 대표적인 명문 중고교로 한인 학생들이 많은 위트니 중고교에서 한국어반이 폐지됨에 따라 각 학교의 정규 한국어반이 주정부의 재정난과 학생 및 학부모들의 관심 부족으로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위트니 중고교 한인 학부모회의 하워드 최 회장은 “현재 한국어반 등록 인원이 30여명이 불과한 실정”이라며 “한국어반 개설을 위해서 많은 공을 쏟다가도 막상 한국어반이 개설되면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인 학생의 한국어반 수강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제도적인 난점도 한인 학생들의 수강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AT 한국어진흥재단의 문애리 부이사장은 “위트니 중고교는 한국어반 강의 시간인 6교시에 몰려 있어 다른 수업과 일정이 겹치면서 학생들의 수강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며 “인근 타학교 한국어반의 교사가 2명이나 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것과 큰 대조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인 학부모회에 따르면 한국어반을 담당했던 한인 교사는 강의 부활을 위해 임금 삭감 또는 7~8교시 수업도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열성을 보이고 있다. 한국어반 수강 희망 학생 50명을 넘고 수업 일정이 조정될 경우 한국어반 폐지라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위트니 중고교측은 한국어 폐지와 관련한 본보의 질의에 “교장이 자리에 없어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공부 잘 하는 한인 학생일수록 스페인어 등 실용적인 언어를 선호하지만 한국어는 조기에 습득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배우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국어의 조기교육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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