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일원에 순수 한글 이름을 짓는 한인교회와 한국학교들이 부쩍 많아졌다.
모국의 말과 역사, 문화를 자녀들에게 전수하는 목적으로 운영되는 한글학교 입장에서야 어쩌면 당연하고 바람직한 현상. 한인교회들 사이에서도 한글 명칭이 늘고 있는 것은 우선 ‘버지니아’ ‘메릴랜드’ ‘워싱턴’ ‘한인’ 등 같은 단어들을 공통적으로 많이 사용해 혼란스러운데다 다른 교회와 차별화되는 특징을 갖자는 의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목적에 맞게 지어진 한글 명칭은 대부분 밝고 희망찬 내용과 이미지를 갖게 된다.
한글학교의 경우 ‘고운’, ‘무지개’, ‘새싹’, ‘새순’, ‘한사랑’, ‘꿈나무’ 등의 이름은 아이들이 건강하고 맑게 자라주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기대가 담뿍 담겨 있다. ‘글사랑’, ‘무궁화’, ‘한글나라’, ‘하나로’, ‘솔뫼(소나무 산)’ 등은 이름 자체에 한국학교의 건학 이념과 목적을 분명히 담고 있고 교육 방향도 엿보인다.
‘아름’, ‘은샘’, ‘어깨동무’, ‘한샘’, ‘한빛’, ‘한우리‘ 등의 이름들은 굳이 설명을 달지 않아도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런 아이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키는 단어들이어서 누구나 호감을 갖는다.
한국에서 인기리에 연재됐던 청소년 스포츠 만화에서 아이디어를 따왔거나 혹은 한국인 모두가 사랑하는 길조를 의미할 수도 있는 ‘까치’, 말썽 많은 악동, 욕심 많은 아이, 잠이 많은 아이, 울음이 많은 아이들을 놀릴 때 쓰던 ‘꾸러기’라는 단어도 장난스럽게 한글학교 이름으로 등재돼 있다. ‘사랑’, ‘열린문’, ‘서울’ 처럼 한국학교를 운영하는 교회의 이름 자체가 순수한 한글이어서 함께 붙여진 경우들도 있다.
순수 한글 이름을 붙여 뭔가 밝고 긍정적인 느낌을 주려는 뜻은 교회에서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
‘복음(가스펠)’이란 이름이 한 때 많았으나 요즘은 이것을 풀어 ‘기쁜소식‘이란 말로 쓰는 교회가 워싱턴에 두 개 생겼다.
‘꿈과 사랑의 교회’, ‘꿈이 있는 교회’, ‘미주 꿈이있는 교회’는 약간 혼동을 줄 수는 있지만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교회의 의지가 나타났다.
‘주님의 교회’란 이름을 붙인 교회가 3~4개 되고 ‘사랑의교회’, ‘사랑침례교회’, ‘예수사랑교회’, ‘온누리사랑교회’, ‘참사랑교회’, ‘한사랑장로교회’에서 보듯 ‘사랑’이란 단어는 목회자라면 누구나 탐내는 단어다.
‘워싱턴온누리교회’, ‘온누리사랑교회’, ‘온누리드림교회’에서 처럼 온천지를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 ‘온누리’와 꿈을 영어로 표기한 ‘드림’도 이제는 교회 이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단어들이다.
이밖에 ‘흰돌교회’, ‘성신기쁨의교회’, ‘산돌장로교회’, ‘열린한인침례교회’, ‘열린문장로교회’, ‘하나님말씀의교회’, ‘태멘교회’와 같이 성경적인 내용을 담은 이름들도 있고 은근히 교회를 과시(?)하는 ‘제일좋은교회’, ‘아름다운교회, ‘맑은시내교회’도 있다.
‘새빛교회’, ‘밝은빛교회’, ‘큰빛교회’는 ‘빛으로 오신 예수’를 은유적으로 표현했고 ‘예닮교회’, ‘한길교회’, ‘하늘문교회’ 등의 이름은 교회의 사명을 잘 나타낸다.
교회 이름 변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형용사 형태의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점.
‘늘기쁜’, ‘샘이깊은’, ‘영원한’, ‘기쁨의’, ‘해뜨는’, ‘행복한’ 등의 단어들은 교회를 수식하면서 또한 이름으로 붙여져 듣는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더해준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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