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넣어 달라” 전화 빗발
대사관 영사과에 ‘협박성’도
“만약 명단에 안 넣어주면 당신 재미없어.”
요즘 주미대사관 영사과에는 이 같은 무시무시한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온다. 오는 16일(수) 저녁 7시 워싱턴 D.C. 16가의 캐피탈 힐튼 호텔에서 열리는 이명박 대통령 워싱턴 동포 간담회 때문이다.
이 대통령과의 간담회가 입석 리셉션이 아닌 테이블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워싱턴 한인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초청 인원이 당초 700명에서 400명으로 대폭 축소되면서 자리다툼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초청의 전권을 쥐고 있는’ 영사과에는 일부 한인회나 단체에서 걸려오는 청탁과 압력성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담당자는 “어떤 분들은 자기를 넣어달라고 신청하는 분들도 있고 어떤 단체에서는 초청 인원을 더 많이 배정해달라고 심한 말을 하기도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심지어는 ‘한국으로 소환’ 운운하며 영사과 직원들에 협박성 발언을 하는 한인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영사과로부터 간담회 초청 인원을 미리 배정받은 단체들은 선별작업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대통령 환영위원회 김인억 공동 위원장은 “환영위원들 명단은 다 올렸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초청자 명단에 넣어달라고 여기저기서 하루에도 몇 차례 전화가 걸려와 고역”이라고 말했다.
자문위원 35명이 배정된 것으로 전해진 워싱턴 평통도 초청 인원 확정에 따른 막막함을 호소했다. 한 관계자는 “자문위원 총 97명중 30%가 조금 넘는 인원을 배정받았다”며 “너무 적다보니 어떻게 선정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평통의 경우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간담회에는 1백명의 위원들이 부부 동반으로 초청받았다.
이처럼 상당수 한인단체들이 동포간담회에 목을 매는 것은 개인 및 단체의 자존심이 걸려있다는 생각 때문. 한 단체장은 “솔직히 말해 대통령 환영행사에 초청장을 많이 받아야 대접을 받고 위상을 인정받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는 초청자 인원이 줄어든 데다 테이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희망자가 더 많아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초청 대상자를 선별, 초청장 우송 작업을 시작한 영사과 측은 “대통령 간담회에는 워싱턴의 한인 단체뿐만 아니라 미 전국의 학계, 경제계, 문화예술계, 법조계, 종교계 등 인사들이 포함되기에 많은 분들이 희망과 달리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며 “한인사회에서 사정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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