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남(90) 할머니의 딸 신덕순씨가 3일 병상에 누워 있는 어머니를 따뜻하게 껴안으며 사랑을 전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할머니, 저희가 눈이 돼드릴게요”
시력을 잃고 양로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살고 있는 할머니를 극진하게 돌보는 자녀들과 손자손녀들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치매로 양로병원 입원 김차남 할머니 5자녀
며느리 사위 자손들 순번 정해 식사등 수발
“당연한 효도이죠…”
LA남부 패라마운트에 있는 양로병원에 치매로 입원중인 김차남(90)씨 슬하의 4남1녀, 며느리와 사위, 7남6녀의 손자손녀들이 주인공.
이들은 세대를 망라하고 각자 순번을 정해 아침·점심·저녁 매 끼니마다 김씨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방문할 때마다 평균 1시간30분 이상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며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다.
2007년 7월 땅바닥에 넘어져 뇌에 손상을 입으면서 시력을 잃은 김씨를 위해 이들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양로병원을 찾고 있다.
차남 김재규(66)씨는 “어머니가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에 비하면 우리가 하는 일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겸손해 했다. 3남 김덕규씨는 “우리는 효심이라 생각지 않고 일상생활이라 생각한다”며 “오히려 이렇게 관심 받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씨의 가족에 대한 사랑은 1970~80년대 이민온 가족 모두에게 힘든 타향 생활을 이겨나가는데 큰 힘이 됐다. 김씨는 건강할 당시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식구 모두의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를 드렸고 늘 밝은 모습과 감사한 마음으로 살면서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모범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김씨의 딸 신덕순(53)씨는 “어머니가 한없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며 “우리 인생의 가장 큰 롤 모델인 어머니가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을 되찾기를 바랄 뿐”이라고 대답했다.
손자손녀들은 매달 웰페어를 받으면 20달러를 꼬깃꼬깃 접어 안겨준 할머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손녀딸 김고은(34)씨는 “독실한 신앙인인 할머니는 사랑이 넘치셔서 식구들 뿐만 아니라 주위에도 귀감이 되고 있다”며 “중·고교 시절 할머니의 크신 사랑으로 가정이 항상 행복으로 넘쳤다”고 밝혔다.
양로병원 매니저인 앤드류 리치맨은 “김씨 가족의 정성은 다른 미국인들에게 크나큰 감동을 주고 각박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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