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 델 레이 ‘판타시 요트 클럽’의 댄디에나호 조타실에서 자스민 이 선장이 밝게 웃고 있다. <박상혁 기자>
눈부신 마리나 델레이의 바다 누벼요
‘판타시 요트클럽’ 자스민 이 씨
눈부신 태양, 그 아래 유유히 떠 있는 하얀 요트에서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이 행복한 파티를 열고 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이 만약 당신의 일터라면.
이같은 풍경이 날마다의 현실인 사람이 있다. 한인 2세 자스민 이(한국명 형미)씨다. 마리나 델 레이의 ‘판타시 요트 클럽’(FantaSea Yachts & Yachts Club) 소속인 그녀는 이 클럽 뿐 아니라 마리나 델 레이 최초의 한인여성 선장이다.
2세이면서도 한국말이 유창한 이 선장이 ‘판타시 요트클럽’과 인연을 맺은 것은 11년전. 오렌지카운티 파운틴밸리에서 태어난 이씨는 UCLA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2학년때 모임 뱅큇 장소를 알아보다 ‘선상 파티’ 아이디어를 냈고, ‘배 위에서 일하는 것’에 묘한 매력을 느꼈다.
처음엔 ‘선상 웨딩’이 좋아 보여 웨딩 플레너를 꿈꿨다. 인턴, 파트타임을 하는 동안 열심히 일했다. 졸업 후 정식직원이 됐고 늘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다. 어시스턴트부터 시작해 디렉터, 재너럴 매니저로 승진했다. 행정, 총무, 코디네이터, F&B 매니저 등 선상 파티가 펼쳐지는 요트 안에서 해 볼 수 모든 일을 직접 경험하며 실전에서 배웠다.
“2년전 드디어 재너럴 매니저가 됐어요. 하나 빼고 다 해봤구나 싶더라고요. 그 ‘하나’가 바로 배를 운전하는 일, 선장이 되는 것이었어요”
못할 것이 없었다. 여자고, 나이가 어린 것도 문제되지 않았다. 11년간을 함께 일하며 직원들은 또 다른 가족이나 마찬가지였고, 어디서도 열심인 그녀가 매니저가 됐을 때 그녀보다 나이 많은 남자 크루들이 이미 ‘충성’을 맹세한 지 오래였다.
요트 운전법을 배웠고, 시험을 봤고, 무난히 통과했다. 지난 2월 그녀는 드디어 ‘선장’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판타시 요트클럽’에서 운영하는 98~99톤짜리 요트 세 척을 모두 운전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선상 결혼식에서는 주례를 볼 수 있는 자격까지 얻었다. 이미 한 번의 결혼식을 주례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단 하나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 ‘선장’을 꿈꿨고, 그 꿈이 이뤄졌다고 했다. 당분간은 더 좋은, 훌륭한 선장이 되는 데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또 하나 언제라도 ‘바로 그 사람’이 나타난다면 결혼식은 자신이 운항하는 판타시 요트에서 올리고 싶다.
나이 서른에 대형 요트의 선장이 된 자스민 이씨. 누가 서른에 잔치가 끝났다 했는가. 그녀의 잔치는 지금, 시작이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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