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임파종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채 15세의 나이에 숨진 한 소년의 장기를 기증받은 4명이 모두 암에 걸려 숨지거나 치료를 받고 있다.
7일 AP통신에 따르면 알렉스 케이너(당시 15)군은 지난해 3월 메스꺼움과 구토, 허리와 목의 통증 등을 호소하며 롱아일랜드의 스토니 브룩 대학병원에 입원했고, 의료진은 확실치 않지만 세균성 뇌막염으로 보이며 회복키 어렵다는 진단을 내렸다.
평소 생명을 존중하며 이웃을 돕던 아들의 목숨이 경각에 놓였음을 안 케이너군의 부모는 장기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돕는 것이 아들의 뜻일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즉시 장기 이식 절차를 밟았다.
아들의 고운 마음씨가 어떻게든 전해져 살아남아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케이너군 부모의 바람은 그러나 1년만에 악몽으로 변했다.
알렉스가 사망한후 그의 부모는 부검 실시를 요청했고 사망후 한달만에 받아든 보고서에서 직접적인 사인은 흔하지 않은 혈액암의 일종인 임파종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아들의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에게 암이 전이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
그런데 아들의 간을 이식한 52세 남자와 췌장을 이식한 36세의 여성은 나란히 임파종으로 사망했으며 신장을 넘겨받은 다른 2명의 환자들 역시 암으로 발전해 치료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알렉스의 장기 이식은 병원 2곳에서 진행됐지만 뉴욕주 보건당국은 암 환자의 장기 이식으로 인한 책임을 병원 측에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기증자의 장기를 이식해서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극히 적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실제 23만건의 조사 대상 사례 가운데 불과 64건만이 기증자 전이 사례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다.
뉴욕대병원 장기이식 전문의인 루이스 테퍼먼씨는 대부분의 장기 기증자들은 알렉스보다 나이가 많은 만큼 15세 소년의 장기들은 대단한 선물이라며 일반적으로 그 나이의 환자에게서 기증받는 장기들은 완벽한 상태이지만 이번의 경우는 매우 달랐다고 말했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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