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박지원 후보(왼쪽 두 번째) 지원유세에 나선 이희호 여사(오른쪽)가 차남 김홍업 후보(맨 오른쪽)와 함께 목포역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DJ 영향력 여전할지…”
무소속 박지원-민주당 정영식 사이서 갈등
신안·무안의 김홍업도 초박빙 접전 양상
<목포-김연신 특파원>
호남의 정치 1번지 목포는 고민하고 있었다. 목포의 표심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었던 무소속 박지원 후보와 목포시장 출신의 통합민주당 정영식 후보 사이에서 갈등을 계속하는 모습이 확연했다.
아버지의 고향인 신안·무안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의원도 민주당 후보와 초박빙의 접전을 치르고 있다. 동교동과 민주당의 한판 대결이다.
목포 시민들은 말을 아꼈다. 아직까지 누구에게 금배지를 달아줄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시민들이 많았다. 7일 목포 시내의 ‘빛의 거리’에서 만난 한모(50)씨는 “박 비서실장이 DJ 모시느라 욕봤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목포에서는 마지막 여론조사가 공표된 지난 2일만 해도 박지원 후보가 민주당의 정영식 후보를 최대 12%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5일 정 후보가 무소속 이상열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했고 판세는 목포항의 안개만큼이나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상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아들의 재선을 돕기 위해 동교동 비서진을 대동하고 내려와 목포와 무안에 머물며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이 여사는 87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7일에는 신안의 섬마을들을 배편으로 돌며 김 의원의 유세를 함께 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의 아성이었던 호남의 민심은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목포에서 30년이 넘게 양복점을 운영해온 김병호(68)씨는 “호남은 민주당이라고 하지만 통합민주당은 한나라당하고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며 “평생 빠지지 않고 투표했지만 매번 ‘강을 만들어서 다리를 놓아준다’는 식의 껍데기 공약만 남발하는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난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호남의 승부처인 목포와 무안·신안. 박지원 후보와 김홍업 후보가 공천탈락의 수모를 이기고 당선돼 DJ의 아성을 지킬 수 있을지, 반DJ를 표방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동교동과의 끈을 끊고 새롭게 등장할 지에 따라 호남 정치는 새로운 이정표를 맞게 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