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를 재미나게 구연하기도 어려웠지만 정확한 발음으로 줄거리를 외우는 일이 더 힘들었어요.
한국어나 영어보다 서반아어가 훨씬 더 편한 한인 1.5세 여학생이 올해 롱아일랜드한인교회 한국학교(교장 고은자) 주최로 5일 열린 제24회 한국어 동화 구연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본보 4월7일자 A2면>
영광의 주인공은 미국에 온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안예진(17·미국명 줄리·사진·릿지우드 고교 10학년)양. 액센트가 전혀 없는 한국어를 구사하는데다 미국생활이 오래되지 않아 마치 한국에서 갓 이민 온 학생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한국어 실력이 대단하다.
하지만 안양은 사실 7세 때 엘살바도르로 이민을 떠나 영국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자라난 탓에 서반아어를 모국어로 여기고 자랐다. 때문에 가장 편하게 구사하는 언어로 서반아어를 꼽았을 정도. 엘살바도르에서 10여년을 성장하면서 한국문화를 접하기 쉽지 않았지만 식구들과 꾸준히 한국어로 대화하고 인터넷으로 한국의 각종 사이트를 보면서 한국을 조금씩 알아가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특히 동화구연은 엘살바도르에서는 상상조차 못했던 대회인데다 평소 한국 동화나 한국어 작품을 접할 기회가 부족했던 탓에 한때 출전을 망설였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며 기뻐했다.
안 양은 소파 방정환 선생의 ‘만년 셔츠’에서 소재를 딴 ‘만년신발’이라는 제목의 창작 응용동화를 들고 나왔다. 처음 읽는 동화였지만 마음에 꼭 들었던 작품이어서 현대적 분위기에 맞게 동화의 줄거리도 자신이 직접 재구성했고 물론 소품 아이디어까지 모두 자신이 직접 담당했다.
자신의 동화구연으로 관객들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나누는 기회를 갖게 된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자 감사하는 마음뿐이라는 안양은 장차 의사나 약사를 꿈꾸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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